[연속기획]안경전의 9000년 한민족사 이야기④

-일반적으로 접하기 어려운 ‘환단고기’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는지, 또 1400쪽이나 되는 역주본이 어떤 과정을 거쳐 나오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역사에 관한 글들을 탐독하던 20대에 우연히 집안에서 구독하던 ‘커발한’이라는 잡지를 펼쳐보게 됐습니다. 거기에 신시개천(神市開天), 환국, 9000년 역사, 삼신(三神), 삼신상제(三神上帝) 등등 처음 보는 내용들이 있는 겁니다. 1980년대 초, 어느날 ‘환단고기’ 원문의 필사본을 얻게 됐습니다. 한 줄 한 줄 내용이 실로 충격이었습니다. 그 엄청난 내용을, 또 제가 받은 감동을 세상에도 알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원체 놀랍고 방대한 내용인 데다, 내가 역사 전문가나 연구가도 아닌 터에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든 우리 역사의 진실을 알리기는 알려야 할 텐데…'라는 각오랄까 책임감 같은 것을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번역작업'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파고들수록 단순번역을 넘는, 그야말로 '엄청난 작업'이 됐습니다. 한 글자 한 글자 번역도 번역이지만 그 내용을 일일이 고증해서 사실(史實)로 입증하는 일이 많이 고단했습니다. 문헌연구는 물론이고 내용에 따라 현지답사, 고증, 채증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환단고기’는 민족의 애국심을 돋우려 근세에 쓰인 책이라고 주장하며 외면하는 강단사학자, 식민사학자들의 위서론이 100% 잘못됐음을 반박하는 데 열정을 쏟았습니다. 그렇게 만전을 기하려다 보니 훌쩍 30년이 지났습니다. 그 일련의 과정과 ‘환단고기’에 관한 세세한 이야기를 완역본 앞머리의 해제(解題) 부분에 담았습니다. 완역본 전체 분량이 약 1400쪽인데 해제만 600쪽입니다.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환단고기’는 단순한 역사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종교와 수행과 깊은 공부 등을 통해 진리를 찾으려 합니다. ‘환단고기’는 동서 종교, 인생론과 우주론, 신과 구원론, 인류 역사 등 모든 분야를 관통하는 진리가 어떤 것인지 깨닫게 하는 책이자 경전이 될 것입니다.”

-오늘의 우리가『환단고기』를 통해 우리의 역사, 그것도 뿌리역사를 왜 반드시 알아야 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국가와 국민만 덜렁 있다고 해서 그것이 진정한 한 국가가 아닙니다. 국가와 국민은 실체이고 그것을 살아 있게 만드는 것은 역사입니다. 국가는 몸, 역사는 혼입니다. 우리 한민족은 어떻습니까. 1945년 일제 압박에서 벗어나 광복을 맞은 지 70년이 지났습니다. 그렇지만 한민족의 역사는 여전히 사대주의와 식민사학의 잔재를 떨쳐 내기는커녕 치욕스러운 노예사관, 침략사관에 발목 잡혀 있습니다. 국민이 자기 역사의 진실을 잃어버린 채 역사 광복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일제 때 조선총독부 산하 조선사편수회에 몸담고 식민사학의 하수인 노릇을 했던 몇몇 학자와 그 후예들이 해방 후에도 한국 사학계를 장악했습니다. 그들은 ‘반드시 눈에 보이는 증거가 있어야 역사라 할 수 있다’는 이른바 실증사학의 가면 아래, 일제가 심어놓은 식민사관을 수용하였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자기들이 차지한 자리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패악스런 식민사관을 줄곧 옹호하고 거기에 매달려 있습니다. 거듭 말하지만 뿌리는 모든 생명의 출발점이고 활기(活氣)의 원천입니다. 역사에도 이 뿌리에 해당하는 시원역사가 있습니다. 9000년 한민족사 가운데 7000년이나 되는 거대한 뿌리가 뭉텅 잘려나갔는데도 오늘 우리는 그것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없습니다. 바로 이 순간까지도 사학계와 정치인들은 그저 역사를 좌파 혹은 우파의 어느 입맛대로 쓸 거냐를 놓고 정파 싸움에 몰두합니다. 나라 광복을 넘어 역사가 광복돼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국민의 '역사의식 혁명'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역사가 심각하게 왜곡되어 왔다는 것, 나아가 그렇게 왜곡된 역사를 후세들에게 가르쳐 왔다는 사실을 사무치게 인식해야 합니다. 이제 ‘환단고기’라는 나침반을 따라 한민족사의 위대한 진실이 무엇인지 소상히 이야기해 나갈 것입니다.” 〈계속〉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