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여행]조동욱 충북도립대학 교수

6월부터 충청투데이의 지면 개편과 필진 교체에 따라 그 동안 연재해왔던 ‘숫자여행’이 오늘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마지막으로 오늘 쓰고 싶은 글은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결론적으로 교육부는 현재 중 1학년생이 고교에 진학하게 되는 2018년부터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을 운영하겠다는 것인데 문과는 사회탐구, 이과는 과학탐구에서 공통과목으로 국어, 영어, 수학, 통합사회, 통합과학, 한국사를 공통으로 배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중 우리가 주목하는 부분은 바로 수학이다. 수학 교과를 한 마디로 수학 포기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학에 대한 학습량을 줄이고 이를 재미있는 과목으로 바꿔보자고 하는 것 같다. 그 결과 통합수학에서 다항식, 방정식과 부등식, 경우의 수, 집합과 명제, 함수, 도형을 배우게 하며 수학과목에 대한 주 당 수업시간도 4시간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선택을 ‘일반 선택’과 ‘진로 선택’으로 구분해 일반 선택은 수학Ⅰ·수학Ⅱ, 미적분 및 확률과 통계로, 진로 선택은 기하·실용수학·경제수학·수학 과제 탐구로 선정해 놓았다.

이 경우 문과생들은 미분과 적분을 안 배워도 되며 이과생들은 기하를 안 배워도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아울러 난이도를 높게 해 선행 학습을 하게끔 만드는 문제까지 막아보겠다는 정책 의지까지 함께 내비치고 있다. 문제는 바뀌는 교과과정에서는 강제로라도 반드시 알아야 할 수학 교과 과정의 상당 부분을 확 줄여 버렸다는 데 있다. 수학 공부를 재미있게 시키겠다는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알아야 할 부분을 확 줄인 것에 대해 우려가 된다. 모든 학문의 바탕이 수학이다. ‘배울 학(學)자’는 아들이 책상에 앉아서 양손으로 셈을 한다는 것이다. 즉, 모든 배움의 바탕이 수학인데 지금과 같은 문·이과 통합 수학 교육과정으로 최소한의 수학 지식도 숙지하지 못하고 대학에 진학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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