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유덕순 대전YWCA 사무총장

가족과 관련한 많은 기념일이 있어 부부, 부모, 자녀, 성년, 스승과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되는 5월, 이름하여 ‘가정의 달’이다. 가정의 달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은 어떠한지, 요즘 우리가 만나는 다양한 모습의 가족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요즘 초등학생들이 읽는 책 중에 이수복 아동작가의 ‘다른 집 아이가 될래’에는 가족이 적어 홀가분한 핵가족, 시끌벅적 커다란 확대가족, 아내와 남편만 사는 단출한 가족, 입양가족, 다문화가족, 조손가족, 한부모 가족, 재혼 가족 등 여러 가지 모습으로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가족의 모습이 쉽게 소개돼 있다. 지금의 우리 사회에 ‘정상’적인 가족과 그렇지 않은 가족을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할 만큼 다양해졌음을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해주고 있으며, 우리 아이들은 이미 책 속에서 배워 받아들이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이하며 우리 어른들에게도 이러한 가르침과 고민이 필요할 듯하다.

우리는 이미 다양한 가족이 사회 속에 공존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가족을 구분 지어 차별하고, 소외시켜 사회를 분열하게 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아야 할 때다. 정상이라고 여겼던 가족은 이제 다양한 형태의 가족 중 하나이며, 우리가 정상의 범주에 포함하지 않아 차별과 소외로 상처받은 이웃이 있음을 기억하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중에는 우리의 소중한 이웃, 아이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차별하는 것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구분 지어 나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를 소외시키는 결과를 만들게 된다. 분열시키는 사회의 분위기는 결국 구성원간의 갈등으로 이어져 우리가 모두 원하는 밝고 따뜻한 사회에서 한 걸음 더 멀어지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가 가정의 달을 잘 지켜내고 좀 더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우리의 생각에 변화가 조금 필요하다. 조급할 필요도 없지만 더는 미뤄둘 이유도 없다. 그냥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한 것은 그 자체로 받아들이면 된다. 다양한 가족을 받아들이고 지지하고 함께 갈 수 있는 인식의 변화는 그 자체로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게 될 것이다. 그 에너지는 서로가 믿고, 돕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밑거름으로 활용될 것이며, 우리는 물론 우리의 다음 세대가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요컨대 가정의 달에 내 가족과 가정이 행복하길 소망한다. 더불어 조금 다른 모양의 가족이 함께 행복하길 바란다. 인식의 변화가 돈이 든다면 함께하자고 말하기 고민스러웠을 테지만, 조금만 달리생각하면 되는 것이기에 이 글을 보는 당신께 간곡히 부탁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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