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생이 뒷밭에 몇 그루 심어놓은 두릅나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텃밭을 가득 채운다. 그 뿌리의 강인함은 어디서 오는 걸까? 가시 돋친 가지가 주는 위압감도 있지만 그 잎은 온통 봄향이다. 아주 짧은 시간만 허락하는 봄향기. 볼록하게 손마디처럼 잎을 내밀 때 그때 따야만 한다. 그래야 봄향을 입안에 가득 퍼지게 할 수 있다. 첫 수확은 아주 조금이다. 그래도 조금씩 나누었다. 아랫집 윗집 조금씩 나눠주고, 큰 며느리가 왔길래 데쳐서 얼른 며느리 앞에 내놓아주었다. 아들도 먹이고 싶었으나 술 약속이 있대서 얼른 며느리만 그 봄이 전하는 첫 맛을 입안에 넣어주고 싶었다. "어머니 참 맛있어요." 이 말에 행복했다. 내 어머님도 행복하셨을까? "어머님 참 맛있어요." 하던 내말에…. 봄 향기 가득한 저녁, 아들들에게 그리고 올라오라고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아 아랫집 동생에게 먹이지 못해 좀 아쉬웠지만. 얼른 시골에 가서 좀 많이 따다가 아들들도, 아랫집 동생도 실컷 먹였으면….

錦沙 http://blog.daum.net/silkjewel-58

(이 글은 4월 25일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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