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박헌오 대전문학관장

5월은 어린이의 달이고 가정의 달이며 스승의 달이다. 그 가운데에도 주인공은 역시 ‘어린이’다.

그런데 종종 어린이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어린이다운 어린이, 어린이가 누려야 할 자유로운 시간과 어린이에게 보장해 줘야 할 정서와, 어린이가 잘 자라도록 영양소가 될 수 있는 교육이 결여돼 어린이가 어린이답게 커가지 못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 아닌지 짚어봐야 할 것이다. 어린이가 없으면 미래가 없고, 어린이가 기형적으로 자라면 미래사회가 기형적 사회가 되고, 어린이가 이기적이고 정서적으로 불안해지면 미래의 사회는 암울해진다.

얼마간 어린이 집에서 교사가 어처구니없는 행동으로 어린이를 대하는 모습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보육교사들이 혹독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런데 아무도 어린이에게는 문제가 없는가에 대해서 살펴보자는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어린이 교육의 대상인 가정과 사회와 보육기관이 어린이의 성장발달에 대한 역할을 바람직하게 수행하고 있는지에 관하여는 신중하게 논의하지 않는 것 같아 몹시 마음이 어둡고 무겁다.

학부모와 사회와 교육기관이 협력해온 역사적 기반이 왜 흔들리고 있는지 문제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바로 학원으로 달려가 여기저기 참여하고 돌아오면 녹초가 되는 양적 교육 이기주의도 바람직한 것인지 따져볼 일이다.

종종 최고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자기 목숨의 소중함마저 포기하기도 하고, 지능적 범죄가 난무하기도 하는데 이는 거슬러 올라가보면 교육의 허점이고, 이 같은 교육의 부실이 날로 심화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미래는 더욱 처참한 사회가 될 가능성을 예단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이 미래다. 교육은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함께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 금년 5월에는 총체적으로 교육을 점검하고 교육적 갈등과 부조화와 빈곤을 해결할 방도를 마련하고, 개혁을 향한 출정에 앞장서자. 대전문학관에서 지난해 초등학생을 초청해 아동문학을 체험하는 행사를 가진 바 있는데 많은 어린이와 함께 가족이 참여해 감명 깊은 행사가 되는 것을 보고 금년에는 본격적으로 아동문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자 계획했다.

아동문학을 소홀히 생각해서는 안 될 일이다. 우리나라가 해방을 맞이하고 바로 교과서를 편찬할 때 다행히 훌륭한 아동 문학가들이 참여해 선진국들의 교과서를 분석해 좋은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정성을 다 쏟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나라 아동문학의 선구자이신 윤석중 선생과 함흥 철수 선을 타고 내려오신 강소천 선생이 최초로 만난 장소가 바로 대전이라고 한다. 대전의 아동 문학가들도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어린이 교육을 위해 헌신적으로 앞장서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소망한다. 흔히 아이들 교육은 밥상머리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을 현실이라고 인정하고 말아서야 되겠는가? 어린이들이 본받을만한 성인사회는 준비되어 있는가?

교사에 대한 존경심을 무너뜨리고 학교교육은 정상화될 수 있는가?

문제의식을 가지고 정성을 다해서 어린이 교육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실천하자는 긴급제안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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