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전종규·충남본부 천안담당

구본영 천안시장의 인사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조직을 뒤흔드는 무원칙한 정실인사다. 측근 챙기기다. 밀어붙이기 인사다’ 등의 쓴 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구 시장은 최근 인사에서 천안시농업기술센터 소장(지도관)에 지도기획 팀장(6급 지도사)을 승진 임명했다. 갓 승진한 초임과장이 10여년 경력의 배테랑 선배과장들을 제치고 수장 자리에 앉는 파격적 인사다.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이란 것이 천안시가 밝힌 발탁배경이다. 전형적인 불통의 ‘밀어붙이기’식 인사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동시에 구 시장은 전임 센터소장을 산하 농촌지원과장으로 내려보내는 문책성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하루아침에 상·하 관계가 뒤바뀐 이 두사람이 과연 조직에 어떤 바람을 몰고 올지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상식을 뛰어넘는 초유의 인사에 뒷말이 수그러들지 않고있다.

구 시장의 파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지난 1월 단행한 민선6기 첫 정기인사에서도 사무관 경력 2년여에 불과한 일선 면장을 본청 핵심요직에 등용해 뒷말을 낳았다. 통상 사무관 승진자는 산하구청이나 사업소를 돌게해 간부 경험을 충분히 쌓게 한 뒤 본청과장에 입성하는 관례를 뛰어넘는 파격인사다. 구 시장과 같은 고교 동문 출신들을 요직에 대거 배치한 것도 조직에 위화감을 불러일으키는 불공정 인사라는 불만이 공직사회에서 나오고있다. 시는 발탁인사라고 설명하지만, 이들의 업무성과나 조직관리 능력 등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평가자료 요구에 대해선 함구하고있다.

구시장 체제 출범 이후 보직을 맡긴지 불과 몇 개월도 채 안된 부서장들을 다른 부서로 전격 이동시키는 사례가 부쩍 많아진 것도 공직사회 불필요한 의혹과 혼란을 부추기고있다.

구 시장의 수상한(?) 인사는 공직사회는 물론 체육·사회단체·문화계 등 전방위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공모 등의 절차는 요식행위가 되고있으며, 곳곳에서 보은인사, 무리한 측근인사라는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체육·문화계 간부자리에는 전문성이 없는 측근인사들로 채곡채곡 채워지고 있으며, 이에 반발하는 인사에게는 업무 약점을 빌미삼아 사퇴압박을 가한다는 애기도 공공연히 들리고 있다.

인사는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이다. 하지만 조직정서와 동떨어진 무리한 인사는 공직사회를 겉돌게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65만 천안시민이 지역사회 번영을 위해 부여해준 인사권한을 시장의 보은인사나 측근들의 ‘밥벌이’ 수단 정도로 치부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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