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글밭]김인식 대전시의회 의장

4월은 나무심기 좋은 때로 식목일이 있는 달이다. 식목일이 1948년 처음 제정되었으니까 67년이 된 셈이다. 한 때 지구온난화로 3월로 앞당겨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지만 그간의 상징성을 고려해 현행 유지를 결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구가 점점 더워지고 이로 인한 기상이변과 사막화는 이미 세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며칠전 세종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편백나무를 심었는데, 실은 이것도 지구온난화로 인해 가능한 것이다. 과거 편백나무는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만 자라는 나무였기 때문이다. 올해가 67번째라고 하는데, 과연 너와 나 그리고 우리는 몇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꿨을까?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은 지구온난화를 예방하고 환경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대표적 실천방법이다.

먼저 심리적인 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숲의 '치유기능'이다. '밤에 홀로 숲 속에 앉아있는 것은 얼마나 신비한 일인가 / 이 순수한 빗소리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연설 / 마음을 위로해 주는 더없이 완벽한 설교…'

토마스 머튼의 시(詩) 중 일부다.

내일 모레가 세월호 1주기인데, 오드리 햅번의 아들이 '세월호 기억의 숲'을 조성해 유가족들을 위로한다는 가슴 따뜻한 기사가 있었다. '사람들은 상처로부터 치유돼야 한다'는 헵번의 유언대로 기억의 숲 나무들로 세월호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길 기도한다.

다음은 환경적 측면이다. 지난 2일 서울삼성병원 김도관 교수팀은 미세먼지 농도가 37.82㎍/㎥ 증가할 때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이 3.2%씩 높아지고, 1주일간 오존 농도가 0.016PPM 높아지면 자살률은 7.8% 증가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 뿐만 아니라 봄만 되면 증가하는 호흡기와 안과질환도 미세먼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큰 나무 한그루는 공기 1ℓ당 7000개의 먼지입자를 감소시키고, 네 사람이 하루에 필요한 양의 산소를 공급한다. 또 산림의 물 저장 기능은 수자원 총량의 15%인 193억t을 저장하고 있으며, 갈수완화기능과 산성비를 받아 깨끗한 물로 바꿔주는 수질완화 기능도 담당하고 있다.

마지막으론 경제적 기능이다. 공식적으로 산림은 세계 생물자원의 약 80%를 보유하고 있는 자원의 보고로서 식량, 의약품, 산업원료, 신물질 개발의 근원이 되고 있다. 한 사람이 일생동안 사용하는 목재가 13㎥로서, 이는 일생동안 118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하는 양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나무의 환경적인 측면을 경제적 수치로 환산하면 50년간 잘 자란 나무 한그루는 3400만원에 해당하는 산소를 생산하고, 3900만원에 해당하는 물을 재생산하며, 6700만원에 해당하는 대기오염물질을 제거한다고 한다.

봄에는 꽃으로, 여름엔 그늘로, 가을엔 단풍으로, 겨울엔 낙엽으로 대지의 순환을 돕고 일상에서 거칠어진 사람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는 나무. 알면 알수록 우리가 얼마나 큰 선물을 받았는지 느낀다.

수목전문가들에 의하면 4월 20일까지는 나무심기에 괜찮은 시기라고 한다. 과거 인디언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의 태반을 나무아래에 묻어 태반나무로 키웠으며, 부득이하게 나무 하나를 벨 때도 나무 둥치를 어루만지며 베어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해 줬다고 한다. 이번 주 가족들과 함께 한그루 나무를 심으며 나무의 소중함을 이야기해보는 건 어떨까? 더불어 세월호의 아이들도, 그 유가족의 아픔도 함께 기억해보는 시간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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