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포럼] 이완섭 서산시장

서산지역에 ‘가뭄에 단비’ 만큼이나 아주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다.

지역민의 오랜 숙원이었던 대산~당진고속도로 건설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대상사업으로 선정됐다. 예타는 대규모 신규 사업에 대한 예산 편성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실시하는 사전적인 타당성 검증·평가로, 예타에 포함되지 않으면 사업 추진 자체가 불가능하다.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첫 번째로 거쳐야 하는 중요한 관문이다.

대산~당진고속도로 건설은 당진~대전고속도로 남당진 분기점에서 서산시 대산읍 화곡리까지 24㎞ 구간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대산공단을 둘러싼 여건은 급격하게 변화했다. 대산공단 석유화학업체들은 공장을 꾸준히 증설했고 투자를 늘렸다. 입주기업도 계속 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충청권 유일의 국가관리항만인 대산항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서산시와 충남도는 대산~당진고속도로 건설에 참으로 많은 공을 들였다. 중앙부처와 국회를 수십 차례 방문해 고속도로의 조속한 추진을 호소했다. 시장 친필 건의문을 작성해 대통령과 국무총리, 정당 대표 등에 보내기도 했다.시의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지역 기업체와 시민단체도 청원서와 건의서를 청와대와 정부부처에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힘을 보탰다. 정치적 이슈가 아닌 건설사업 추진을 위해 민간부문까지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이 사업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염원이 크다는 것을 말해 준다. 지역주민들과 기업들은 고속도로가 없어 겪어야만 했던 교통문제와 불편함, 막대한 물류비용을 해소할 수 있는 물꼬가 트였다며 크게 반기고 있다.

이번 예타 선정으로 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첫 단추는 꿰매졌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예타 통과를 위해 지역의 모든 역량을 모으고 한 목소리를 내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대산~당진 고속도로 건설이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이뤄져 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예타 수행기관인 KDI는 사업 타당성을 평가할 때 경제성, 정책성, 지역균형발전을 종합해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지난 10년간 대산항 주변의 급속한 여건 변화와,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예타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 6위의 물동량을 자랑하는 대산항은 해운경기 위축에도 매년 꾸준히 성장하며 신규항로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컨테이너 화물을 처음 취급한 2007년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한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했다. 내년도 중국을 잇는 국제여객선이 취항하면 연간 43만여명의 관광객이 이용하고, 5만여 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국가기간산업인 석유화학산업을 선도하며 해마다 4조 원에 이르는 국세를 납부하는 대산공단의 도로 접근성이 우리나라 3대 석유화학단지 중 가장 열악하다는 점은 고속도로 건설의 시급성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이는 곧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대산~당진고속도로 건설이 조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가 반드시 필요함을 의미한다.

지난해 12월 서산시가 김제식 국회의원과 공동으로 개최한 ‘대산~당진고속도로 건설, 왜 필요한가’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포함한 40여명의 국회의원이 이구동성으로 고속도로 건설에 대해 공감을 표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대산~당진고속도로 건설은 17만 서산시민뿐만 아니라 200만 충남도민의 바람이다. 고속도로가 하루빨리 건설되기를 다시 한 번 간절히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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