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이현우 충남도 건설교통국장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고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인간은 자연에 대한 동경심과 자연의 가치를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생활양식을 고스란히 담고 자연의 원리에 따라 만든 건축양식이 바로 한옥이다. 현대 사회가 도시화 되면서 획일적인 도시미관과 회색공간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한옥에 대한 동경심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과연, 한옥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무엇일까?

자연친화적 건축양식인 한옥은 최근 들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친환경주택 한옥은 현대인의 질병인 새집증후군, 아토피 등의 위협에서도 안전한 편이어서 건강한 삶과 웰빙을 꿈꾸는 현대인들에게 큰 관심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자연과의 조화를 최고의 이상으로 삼았으며 한옥은 이를 반영해 자연에 순응하는 것을 원칙으로 지어졌다. 즉 한옥은 주위의 환경과 어울리는 데 초점을 두고 그곳에서 나오는 재료를 사용해 그곳의 지세에 맞는 형태로 지어졌다. 이러한 한옥을 통해 자연과 그 안에서 생활하는 인간은 하나가 되었다.

한옥의 장점으로는 무엇보다 자연과의 조화를 들 수 있다. 문을 모두 닫으면 외부와 단절되는 현대주택에 비해 한옥은 자연재료인 목재가 주요부재를 이루어 숨을 쉬면서 내부의 습도조절 역할을 해주며 창호의 한지를 통해 공기가 통하는 구조로 되어있다. 또 열용량이 큰 재료인 흙, 돌 등을 사용해 낮에는 열을 흡수하고 밤에는 열을 복사함으로서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대청마루는 반 외기 공간으로 한옥의 공간 활용성을 높이는 기능을 했다. 이 마루를 통해 각 방과의 연계성이 강화되고 안마당 공간 및 창호의 형태, 배치 등을 통해 한옥의 공간을 크게 또는 작게 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또 한옥 벽체에 바르는 황토는 전자파를 차단하는 등 각종 인체에 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옥은 주거가 불편하다는 것과 건축비가 비교적 고가라는 점과 전통 한옥은 부엌, 화장실 및 대청 등이 외부에 위치하고 있어 동선이 길고 특히 겨울철 생활에 상당히 불편한 것이 옥의 티다. 이러한 한옥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건립되는 현대한옥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평면의 변화’다. 우선 부엌과 화장실이 실내로 유입되는 등 외부생활을 축소하고 실내생활을 확장했다. 또 현대한옥은 다양한 현대적 기법의 건축양식이 도입되면서 점차 생활에서의 편리성이 크게 강화되고 있다.

또한 한옥에서의 삶을 꿈꾸는 다수의 사람들이 한옥을 포기하게 되는 보다 현실적인 이유는 고가의 건축비 때문이다. 한옥의 특성 상 자재의 대부분이 목재로 자재비용이 만만치 않을뿐더러 인건비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한옥의 활성화를 위해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가 마련되고 있어 재정적 부담 해소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 충남도에서도 한옥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한옥을 보존 육성하며 한옥 관광 자원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2013년 한옥마을의 조성을 위해 한옥 지원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한옥에 실질적 거주하는 도민을 대상으로 한옥마을, 한옥관광 자원화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붕 위에 맵시 있게 얹혀 있는 한옥처마, 계절마다 앞 다퉈 피워낸 꽃을 바라보며 자연을 만끽하게 해주는 대청마루, 옛 정취를 가득 품은 장독대와 돌담길, 박물관이나 민속촌에서의 '박제된' 느낌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 실제로 거주하면서 나오는 한옥만의 운치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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