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포럼]김태희 청주시 농업정책국 축산과 가축방역팀장

청주시에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지 벌써 110여일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다른 지역에선 구제역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전 행정력을 집중하는 등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거점소독소 운영 등 차단방역에 참여하는 직원들이 지친 부분도 엿보이지만 구제역이 더 이상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는 소명의식으로 불평 없이 주·야는 물론 휴일을 불문하고 최선을 다해주고 있다.

요즘 다른부서 직원들을 만나거나 통화를 하기라도 하면 구제역이 언제 끝나느냐는 것이 대부분의 인사이다. 이런 인사를 언제까지 받아야 하는지 필자도 안타까울 따름이다.

청주지역에서 또 다시 구제역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 내기 위해 우제류 농가, 특히 양돈농가와 관련 공무원은 작은 사항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해 백신접종과 축사소독, 거점소독소에서 축산관련 차량에 대한 소독실시 등 차단방역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간혹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계속 발생하는 구제역은 너무도 야속하고 실망스럽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싸워 승리하기 위해서는 지혜도 필요하지만 용기와 지구력, 체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구제역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의욕이 충만해 있어서 안심이 된다. 그러나 양돈농가가 지치고 의욕을 잃어 가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생산비용 과다 투입에 생산성은 낮아지고, 비육돈 출하는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 후보모돈 입식과 종돈 출하는 불안해 정상적인 농장경영이 너무 어려워 농장기반이 무너진다고 거칠게 아우성이다. 돼지에 치명적인 전염병인 PED(돼지유행성설사병), PRRS(돼지생식기 호흡기증후군)은 병이 무서워도 구제역은 법과 제도가 무섭다고 한다.

농가의 고통과 아픔, 그 심정이 이해가 간다. 어떤말을 해도 이해하고 마음을 안정시키고 희망을 주고 싶다.

믿고 있던 기존 구제역 예방 백신은 항체형성율 100% 돼지에서도 발병돼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신형백신을 공급한다고 하여 많은 관심과 희망을 걸고 있었다. 하지만 이 백신을 접종한 농가에서도 구제역이 발생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실망이 크다.

진정한 신형백신이 하루빨리 공급돼 2011년도 백신접종시와 같이 구제역이 추가 발생되지 않고 안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농가와 일선 현장 축산공무원 모두가 간절하다.

정부에서는 지금의 구제역바이러스를 막아낼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고, 농가는 백신접종 프로그램에 의해 철저하게 의무를 다한다면 이와 관련한 큰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구제역과의 전쟁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는 말과 함께 하루 빨리 우수한 신형백신이 나오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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