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유덕순 대전YWCA 사무총장

얼마 전 한 조찬포럼에서 ‘미래’ 전문가로부터 특강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30년이 넘게 미래를 공부했고 여러 나라의 미래 보고서를 작성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그 전문가는 제조업의 시대는 끝났으며, 석유와 원자력에서 에너지를 얻는 시대도 곧 끝날 것이라는 거침없는 주장을 펼쳤다.

어렸을 적 공상 만화라고 상상했던 일들이 현실이 될 것이라는 강사의 여러 가지 정확한 근거에 의한 확신과 설명은 신기하기도 했고 또 두렵기도 한 것들이었다.

우리는 현실에 매몰돼 살아가기 일쑤다. 매일 쏟아지는 놀라운 사건들의 충격과 수많은 정보와 정책에 둘러싸여 방향도 없이 휘둘리는 사이 우리가 가졌던 시간이 얼마나 빠르게 사라지는지 그리고 어떤 변화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지, 또 소중한 것들을 얼마나 빨리 잊고 잃어버리는지 깨닫지 못할 때가 많다. 앞서 그 미래 전문가는 미래 변화에 대한 정보를 통해 미래에 대해 철저한 준비를 하도록 당부하면서 앞으로의 에너지는 대부분 태양에너지로 대체될 것이며, 각 가정마다 쏠라 텐트 2장 정도로 필요한 전기를 무료로 공급받을 수 있다고 했다. 정말 놀라운 기술이다.

모두 전기자동차를 사용하게 되고 곧 무인자동차 시대가 돼 우리가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고 했다. 자동차는 이제 기계가 아니고 컴퓨터라는 설명도 곁들여서.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애플사에서 전기자동차를 만든다는 기사를 보면서 가졌던 의아스러움이 떠올랐다. 또 며칠 전 인터넷 뉴스에는 우리나라의 자동차업계도 2020년 ‘자율 주행 자동차’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며, 현대자동차에서 올해 말 신형 에쿠스에 이 기술을 탑재한다는 소식을 접하며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술의 발전 속도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사람보다 크게 만들면 사람들이 두려워하기 때문에 사람보다 작게 만든다는 ‘로봇’의 활약은 또 어떠한가. 사람을 대신 요리를 하고, 간병을 대신하는 로봇, 전쟁터나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짐을 운반하는 로봇, 그림을 그리고 소설을 쓰는 로봇, 2~3초 전의 소식과 수많은 통계를 분석해 기사를 쓰고 방송을 만드는 로봇까지, 그야말로 시간의 문제일 뿐….

편리함이 아닌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분명한 미래사회를 예측하며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 ‘생명존중’, ‘사랑’, ‘돌봄과 배려’와 같은 소중한 가치들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 미래사회가 진정한 ‘인간 승리’의 시대가 되도록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인지 깊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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