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 선생의 전통가요 이야기]
6·25 비극으로 빚어진 운명
부모잃은 아이 마음담은 노래
50년대 김용만이 불러 대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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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아버지 왜 나를 버렸나요. 한도 많은 세상길에 눈물만 흘립니다.

동서남북 방방곡곡 구름은 흘러가도 생일 없는 어린 넋은 어드메가 고향이요. 그러나 생일 없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모든 동식물도 저마다 태어남의 근원이 있듯이 그중에서도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세상에 태어남을 기억하고 생일날만 돌아오면 푸짐하게 기념하고 싶어한다. 그러한 생일을 모른다함은 얼마나 섭섭한 일이겠는가?

그것은 6·25란 동족상쟁의 비극으로 빚어진 피치 못할 운명이라 해야할 것이다. 수많은 국민들이 목숨을 잃고 건축물과 거리는 폭탄으로 온통 폐허가 되고 부모를 잃은 어린소년들은 먹을 것을 찾아 거리를 헤매며 쓰레기더미를 뒤지는 등 실로 보는 사람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세상이 이렇게 혼란한 전쟁의 환경 속에서 부모 잃은 아이들이 무슨 생일을 기억할 수 있으랴? 남들이 생일잔치를 한다는 소리만 들어도 부모생각 간절하여 괴로운 마음을 어찌 감당할 수 있었으랴.

이러한 내용을 담은 노래가 바로 생일 없는 소년이다. 이 노래는 1950년대에 국민들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한 노래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노래는 듣는 사람들마다 저마다 자신의 아픔처럼 생각게 한 노래다.

이 노래의 1절이 끝나면 대사가 나온다. 그 대사 또한 듣는 사람들의 가슴을 파헤치듯 아픔을 느끼는 노래의 하나다.

‘얘 철아! 너희들은 어떻게 지내느냐. 이 어미는 모진 풍파와 싸우다가 너희들을 버렸단다. 그리고 너의 아버지는 다시 못올 먼 길을 떠났단다. 어머니, 어머니 아 꿈이었구나. 이러한 꿈을 꾸는 이 어린소년의 그 심정이 어떠했을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프다. 얼마나 부모가 그립고 보고 싶으면 꿈속에서까지 본단 말인가. 그리고 외친다. 어머니 왜 나를 버렸어요. 네?’

이렇게 김용만의 구슬픈 노래 소리는 극장 안의 관객들을 울음바다로 만들어버린다. 이 시대에 김용만은 50년대에 최고의 가수로 인기를 누렸으며 그리고 이어서 삼등인생이란 노래가 탄생한다.

연이어서 히트곡이 그야말로 쏟아진다고 표현을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원래 김용만은 구수한 목소리의 소유자다.

그는 만요 또는 민요 이러한 노래를 잘 부르는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한 목소리의 소유자다. 올라가본다면 눈물젖은 두만강을 부른 김정구 씨와 그의 친형님이신 김용환 씨가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엔 김용만 씨라고 하면 정확할 것이다.

그런 만요 민요의 가수가 생일 없는 노래를 불러서 히트를 했으니 우리 가요계에서는 큰 화젯거리가 아닐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당시에는 쇼단과 악극단이 많았다. 김용만 씨는 한시도 쉴 새가 없이 활동을 했으며 자기 집에는 한 달에 한 번 또는 두 번씩오곤 했다.

아무튼 만요와 민요의 가수는 지금 팔십이 넘은 고령에도 하루도 쉴 새 없이 방송이며 지방공연이며 적극적으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가요작가협회 작사·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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