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비 4000억 풀렸는데 …

"4000억원의 행방을 찾아라."

아산신도시 개발예정지에 대한 보상이 본격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미 집행된 4000억원의 행방에 천안과 아산 지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체 107만평 중 국·공유지 등을 제외한 80여만평에 대한 보상이 진행 중인 아산신도시는 현재 50% 전후의 보상률을 보이고 있고 지급된 보상액이 4000여억원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보상이 시작돼 자금이 풀리면 지역 경기가 일시에 호전될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 달리 아직까지 이렇다 할 변화가 나타나지 않자, 지역민들을 중심으로 풀린 자금의 행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천안과 아산 지역 자영업자들은 보상금이 시중에 풀리면 지역 경기가 급격히 살아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전체 보상금의 절반인 4000억원이 풀렸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경기변화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권은 보상비 수령자가 대부분 외지인들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실제로 아산신도시 조성 계획은 고속철도 역사 위치가 확정된 10여년 전부터 공론화됐고, 이때부터 외지인들에 의한 집중적 토지 매입이 이루어졌다.

이 때문에 전체 보상 대상자의 60% 가까이가 외지인들로 구성됐고, 현재까지 보상을 수령한 이들 역시 대부분 외지인들이어서 막상 지역민들이 수령한 보상액은 미미하다고 금융권은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아산 배방과 탕정 등 보상지역에 소재한 몇몇 금융기관에는 보상 실시 이후 수십억원의 예치금이 입금되는 데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보상을 집행한 주택공사 아산신도시사업단의 분석도 일치돼 현지인들의 보상 협의가 외지인들보다 미진해 지역에 풀린 자금의 규모가 아직 많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배방농협 관계자는 "보상 전 대토구입을 위해 대출된 금액이 보상 이후 빠르게 회수되고 있고 1억∼2억원 규모로 정액 예치가 일부 접수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자금 유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지금까지 지급된 보상액의 대부분이 외지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후 집행될 4000억원의 보상금은 상당 부분 지역민들이 수령할 것으로 예상돼 이 자금이 풀려야 지역 경제가 서서히 활기를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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