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초 동양화 이론·실기 통합… 장애인에 희망줘

▲ 단국대 교수로 임용된 오순이씨는 중국 최고미술학원 박사학위를 받는 기쁨도 함께 안았다
유년 시절 불의의 사고로 두 팔을 잃은 뒤 온갖 고난과 싸워온 한 처녀가 중국서 박사학위를 받고 당당히 국내 대학 강단에 서게 돼 화제다.

인간 승리의 주인공은 단국대 예술대학의 동양화 전공 초빙교수로 임용된 오순이(38) 교수.

구족화가로서는 처음으로 교수가 되면서 더욱 유명해진 오 교수는 중국 최초의 동양화 이론·실기를 통합한 박사학위를 취득해 많은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고 있다.

특히 오 교수는 지난 86년 단국대에 입학해 힘든 역경 속에서도 4년간의 학업 끝에 학과 수석 졸업의 영예를 안는 등 '장애는 단지 불편할 뿐'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대학을 마친 오 교수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중국 내 미술계열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중국미술학원(절강성 소재)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며 중국인들에게 만연해 있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 힘을 보탰다.

세 살 때 경남 마산시의 집 앞 철도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기차에 치여 두 팔을 잃게 된 오 교수는 "사고 후 2년간의 집중적인 치료 끝에 겨우 목숨은 부지했지만 혼자서는 제대로 앉거나 화장실도 갈 수 없을 정도였다"며 "그러나 두 발은 멀쩡하다는 자신감으로 동양화와 인연을 맺게 됐고 이렇게 시작된 동양화와의 인연은 신체적 결함을 극복하는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어 "처음 시작할 때는 두 발을 이용한 붓의 사용이 자연스럽고 정확해질 수 있도록 수없이 화선지와 싸워야 했다"며 "또한 화선지에 먹물이 퍼지지 않도록 일정한 속도감을 유지하기 위해 허리가 끊어질 만큼 아프고 발이 퉁퉁 붓도록 연습에 매진했다"고 당시의 어려움을 밝혔다.

한편 산수화를 주제로 한 오씨의 이번 학위는 미술 분야의 박사학위자가 드문 현실에서 동양화 부문에 있어 예술창작 이론과 실기 전공을 아우르는 중국 최초의 박사학위(중국인 4명, 외국인 2명이 학위 취득. 이 중 외국인 1명이 오순이 교수)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