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포럼]허태정 대전시 유성구청장

“자치구 재정도 빠듯한 상황에서 교육청에서 해야 할 교육 사업에 자치구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습니까.”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 공약사업을 정비하기 위한 토론회에서 제기된 의견이다. 구 재정형편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담긴 말씀으로 지역을 사랑하는 입장에서 당연한 의견이라 생각한다.

사실 서울과 수도권의 일부 자치단체를 제외하고는 지방재정의 열악함으로 인해 자치단체 고유사업만을 하기에도 부족한 재정규모를 가진 시·군·구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지방재정의 열악함이 서울과 지방의 격차를 더욱 더 확대·고착시키는 상황에서 교육환경의 격차가 이러한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킨다는 점이다. 지역발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자치단체장으로서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실제 서울에 있는 유수의 대학에 들어가는 지방출신의 학생비율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취업 등에서 지방대의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는 것이 이러한 현실을 입증하고 있다.

여기에 복잡한 대학입시제도는 학생들의 진로와 진학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방에 상당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맞벌이 부부와 먹고살기 바쁜 서민층은 입시제도에 대한 정보부족으로 자녀의 진로 및 진학을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다. 저소득층은 이마저도 가능하지 못한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지역주민의 삶의 질 개선과 행복을 책임지고 있는 자치단체가 나서야하는 이유다. 더구나 배우는 학생도 지역주민의 아들·딸들이며 자치단체를 구성하는 일원이기 때문에 이들의 행복한 성장을 위해 자치단체가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돈과 정보가 부족한 맞벌이 서민층을 위한 최소한의 정보제공은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필요한 사업이다. 이에 작년부터 우리 구에서는 고등학교 현직 진학상담선생님들과 함께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1:1 진학상담과 진로상담을 운영하고 있는데 학부모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아울러 대학입시설명회, 학부모를 위한 진로아카데미, 입시와 학습코칭 등 진로·진학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해 주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진로와 진학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할 ‘청소년진로진학지원센터’를 유성구청소년수련관 개관과 함께 문을 열 계획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는 자치단체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 교육청과 지방정부 그리고 지역에 위치한 대학, 기업, 연구소 등의 공동협력이 필요하다.

자유학기제 전면시행에 대비해 우리 구에서는 직업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대학, 기업, 연구소를 학교와 연계시켜주는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며 이를 위한 전문 인력도 확보해 놓은 상태다.

타 도시와 비교해 볼 때 우리 도시가 갖고 있는 가능성과 희망은 ‘인재’다. 많은 대학교와 연구소, 그리고 학생들이 소중한 자산이기에 더 이상 교육의 업무영역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다.

교육이 미래의 가치이며 지역을 근본적으로 발전시키는 중요한 사회적 인프라라고 볼 때 교육에 대한 투자에 머뭇거릴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