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매혹시킨 '사이버 여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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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부(大父)' 때문에 고독하고 강한 이미지로 익숙한 알 파치노가 등장한 드라마형 코미디물이 개봉 극장가에 때아닌 관심이다.

오늘(17일) 간판을 내거는 '시몬'(2002, S1m0ne)은 '알 파치노'와 사이버 여배우 '시몬'이 벌이는 즐거운 거짓말 퍼레이드. 네티즌 평점에서 7.25(10점 만점)를 얻고 있다.

이 영화에서 알 파치노는 한물 간 감독이 대박의 재기를 꿈꾸며 벌이는 해프닝을 가슴이 뜻뜻한(?) 코믹물로 소화하는 주인공.

'시몬'이라는 가상의 여배우를 만들어 놓고 존재를 들키지 않기 위해 우왕좌왕하면서 실수연발에 엉뚱한 짓만 일삼지만 절대로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빅터 타란스키' 감독이 바로 알 파치노다.

◆줄거리

세상 모든 감독들이 원하는 여배우, 시몬!

오드리 햅번, 잉그리드 버그만, 마릴린 먼로를 합친 듯한 외모에 액션도 가능하고, 연기력까지 뛰어난 여배우가 나타난다면 영화계와 관객의 반응은 어떨까.

빅터 타란스키(알 파치노 분)는 아카데미상 후보에 두 번이나 올랐지만 한 번도 수상하지 못한 불운의 영화 감독.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그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던 신작 영화의 여주인공 니콜라 앤더슨이 촬영 막바지에 계약을 파기하자 영화는 제작 중단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때 그에게 배달된 소포 하나.? 그것은 다름 아닌 완벽한 미모와 연기력을 갖춘 사이버 여배우 시몬을 만들 수 있는 CD-ROM이었다.

타란스키는 모든 것을 비밀에 부친 채 시몬을 여주인공으로 영화를 제작하고, 여배우 시몬은 단숨에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다.

어떤 의상이든 소화해 낼 수 있고, 역대 유명 여배우의 장점만을 갖고 있는 그녀는 아카데미상은 물론 CNN과의 인터뷰, CF, 세계 각국을 연결한 홀로그램 콘서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열광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시몬'의 인기가 높아갈수록 들통날 조작에 전전긍긍하며 갈등하던 타란스키 감독은 결국 진실을 밝히지만 정작 그것을 믿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현대사회에 만연한 남의 인생 훔쳐보기를 풍자한 '트루먼 쇼', 유전자로 운명이 결정되는 세계를 다룬 영화 '가타카'로 할리우드의 이목을 집중시킨 앤드류 니콜 감독의 상상력이 한껏 발휘된 야심작이다

◆제작노트

한명보다 10만명을 속이는 것이 더 쉽다는 영화 속 빅터 타란스키의 말처럼 앤드류 니콜은 스타가 꼭 실존인물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으로 이 영화를 시작했다.

영화 감독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완벽한 배우를 컴퓨터를 통해 재현하고, 모든 세상 사람들은 그녀가 실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줄거리다.

앤드류 니콜 감독은 머잖아 TV에 나오는 반 이상의 사람들이 사이버일 것이며, 관객들은 그들이 가짜인지 진짜인지 구별할 수 없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러한 그의 생각은 곧 '시몬'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됐다.

그렇다면 영화에 나오는 '시몬'은 진짜 사이버일까, 가짜 사이버일까. 이 점은 기획단계부터 논란이 돼 왔던 점.

감독인 앤드류 니콜은 시몬 역을 신인 여배우가 연기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그녀의 신상은 영화 개봉까지 비밀에 부쳐졌다.

시몬을 연기한 여배우는 캐나다 출신의 모델 레이첼 로버츠로 그녀는 사이버 여배우를 연기하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갖춘 배우로 발탁됐다.

앤드류 니콜은 섹시하지만 고전적이며 인형 같은 몸매를 가진 여배우를 원했고, 레이첼 로버츠를 보고는 첫눈에 그가 찾고 있던 시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기존 할리우드 스타들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사이버 배우로 만들기 위해 디지털 합성은 필수 과정이었다.

결국 그녀의 얼굴은 내로라하는 역대 여배우들과의 합성을 통해 시몬으로 재탄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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