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충남도 소방본부장

우리나라 24절기 중 제일 처음 절기인 입춘도 지나고 계절이 바뀌어 봄이 오고 있다. 입춘이 되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글귀가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다. 집안에 즐겁고 길한 일들이 생기길 기원한다는 뜻이다. 가정의 행복을 기원하기에 앞서 그 기초가 되는 것 중에 '안전'이 있다. 가족의 안전이야말로 가정의 행복을 위해 가장 먼저 확보되어야 할 과제이다. 이에 봄에 생길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봄철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사고는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으로 인한 잦은 산불과, 해빙기 안전사고가 대표적이다. 겨울 내내 지면 가까이 있던 물이 얼어붙으면서 표면이 부풀어 오르다가 날이 풀리면서 얼었던 물이 녹아내려 지반을 약화시키고 건축물의 균열 및 붕괴를 촉진시킬 수 있는데 이는 해빙기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국민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최근 7년간(‘07~’13년) 해빙기(2~3월) 동안 67건의 붕괴사고로 39명(사망 15, 부상 24)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이중 인명피해의 대부분이 건설공사장(89.7%)이었다.

실제로 우리 도에서도 지난 봄철 해빙기 내수면과 공사장 절개지 등에서 모두 6건의 사고가 발생하여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구조된 바 있다. 충남소방본부는 해빙기 안전사고를 줄이고자 예당저수지 등 도내 주요 저수지 20개소 등 얼음판 익수사고 위험지역 및 절개지 등에 대한 순찰을 실시하고 대형 공사장에 대한 특별소방조사 및 기동순찰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봄철은 산불 발생과 이로 인한 화재가 확산되기도 쉬운 계절이다. 특히 농촌지역이 많은 우리 도의 경우 농사준비를 위해 논밭두렁을 태우다가 인근 임야로 번져 대형 산불로 확산되면서 큰 피해를 일으키기 쉽다.

최근 7년간(‘07~’13년)간 봄철에 전국적으로 1729건의 산불로 3329㏊의 산림 소실이 발생한 바 있으며, 충남도에서만 총 60건이 발생해 58㏊의 산림을 잃었다. 또한 지난 한 해 우리도에서 일어난 2,838건의 화재를 분석해보면 전체 화재의 34%를 차지하는 928건이 3월에서 5월 사이에 집중되어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할 시기임을 알 수 있다.

충남소방본부에서는 이에 따라 도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산불 다발 시기인 2월 1일~5월 15일까지를 봄철 산불방지 기간으로 정하고, 화재예방·홍보 및 산림 연접 지역 기동 순찰과 유사 시 신속하게 출동·진화하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야외나 임야에서 발생한 화재의 경우 60%이상이 부주의로 인해 발화되는 것으로 도민 여러분의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며, 특히 담배꽁초 버리지 않기, 쓰레기 소각 및 논밭두렁 태우기는 반드시 금지해야 하겠다.

최근 발표된 ‘2014년 충남사회 지표’에 따르면 화재에 대해 ‘안전하다’는 54.6% 보통 34.2%, 불안 11.2%로 10점 만점에 평균 6.14점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인 사회 안전에 대해서는 ‘안전하다’가 50.5%, 보통 36.3%, 불안 13.3%로 10점 만점에 평균 5.91점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도민들의 안전욕구가 얼마나 높은가를 가늠할 수 있다.

‘곡돌사신(曲突徙薪)’ 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굴뚝을 꼬불꼬불하게 만들고 아궁이 근처의 나무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뜻으로 흔히 화(禍)를 미연에 방지해야 함을 강조할 때 사용되는 말이다.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이보다 더 적절한 방법이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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