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 충북도립대학 교수

학창 시절에 제일 싫어했던 과목을 꼽으라고 하면 절대 다수가 수학을 꼽을 것이다. 이유인 즉, ‘더하기, 곱하기, 빼기, 나누기’를 할 줄 알면 사회 생활하는데 별 지장이 없는데 왜 이유도 없이 그 어려운 것을 배우고 익혀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에선 2012년 수학교육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리고 그동안 우리 수학 교육의 문제점을 타개하기 위해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수학,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배우는 수학을 구현하겠다’며 수학 교육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한마디로 수학을 쉽고 재미있게 생활 속에서 어떻게 숨어 있는 것이었는지를 알게 하는 과목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 결과, 스토리텔링(story telling) 교과서를 만들고 선진형 수학교실을 구축하겠다며 수학교육 전담 예산으로 16억 5000만원을 확보해 이를 추진했다.

그러나 2년여가 지난 지금 학교 현장에서의 수학은 어찌 변했을까. 전혀 성과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27개의 정책 과제 중 효과적으로 추진된 것은 단 4개 뿐 이며, 나머지는 아예 하지도 않았고 했다손 치더라도 그 실적이 미흡한 실정이다. 예로 선진형 수학교실 150개를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32개 설치에 그쳤으며 심지어 교육부 주무 부서였던 수학교육정책팀은 1년 만에 사라졌다. 또 예산 자체도 실제 집행은 안정성이 부족한 특별교부금으로 주로 이뤄졌고, 그마저도 3분의 1만 집행됐다고 한다. 일선 교사들의 의견은 한마디로 변화를 전혀 못 느꼈다는 것이다. 우선 수학을 담당하는 교사들이 수학 교육 선진화 방침에 따라 학생들을 가르치기가 어렵다. 강의 준비도 부족하고 더 나아가 현재와 같은 입시 체제를 그대로 둔 상황에서 어느 학교가 미쳤다고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에 맞춰 교육을 시키겠는가. 종합적·체계적인 시야를 확보하지 않고 시행되는 수학 교육 선진화 방안을 보면 수학 교육 잘 시킨다고 자랑이나 하려고 하는 ‘수학 교육 선전화 방안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것이 비단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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