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재량사업비로 일감 몰아줘
예산편성과정 동료 동원 의혹도

<속보>=조강석 천안시의원(새정치민주연합)의 친형이 독식한 시내버스 승강장 태양광(LED)조명설치사업이 업체선정 등에 있어 시의원의 절대적 입김이 작용하는 ‘의원 재량사업비’로 추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때문에 조 의원의 친형이 별다른 장애 없이 ‘일감을 싹쓸이 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현직 의원의 지위를 이용해 재량사업 명목으로 예산을 따낸 후 형의 이권에 개입했다는 점에서 ‘직권남용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천안시는 2억 4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 2013년 12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9건, 125곳의 시내버스 태양광 조명 설치 공사를 진행했다. 본청 교통과에서 3건 1억 1600만원, 6개 읍면동이 각각 1건씩 모두 1억 2400만원의 사업비를 집행했다. 그런데 이 사업은 모두 조 의원의 친형이 지사장을 맡고 있는 S업체가 싹쓸이했다.

의원재량사업비로 추진된 것이 원인이었다. 재량사업비는 말 그대로 의원이 자신의 재량권으로 지역구에 필요한 사업을 할수있는 예산이다. 대개는 일선 읍면동과 협의를 통해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해 추진하지만, 시의원의 청탁성 압박이 들어올 경우 이를 거절할 수 있는 읍면동장은 거의 없다.

천안시의 경우 최근 5년간 해마다 의원 1인당 1억 5000만원씩의 예산을 세워 지역구 숙원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조 의원이 재량권을 이용해 태양광 조명 사업 예산을 편성하고, 이 사업을 형에게 몰아줬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한 이유다.

조 의원은 또 예산을 따내는 과정에서 옛 자유선진당에서 한솥밥을 먹던 동료의원들까지 동원했다는 의혹도 사고있다. 이 사업이 추진됐던 6개 읍면동은 모두 조 의원의 지역구이거나 2012년까지 정치적 행보를 함께 했던 주일원(새누리당), 이숙이 전의원 등 옛 자유선진당 의원들의 지역구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태양광 조명 사업예산은 주 의원의 지역구인 쌍용1·2·3동에서는 6000만원이, 이숙이 전의원의 지역구인 성환읍에서는 4000만원, 조 의원의 지역구인 일봉동과 신안동에서는 3000만원이 집행됐다. 

같은시기 2000만원이 편성됐던 봉명동은 태양광이 아닌 전기공급 방식으로 사업을 검토하자 조 의원이 불용처리를 요구해 예산을 모두 반납했다.

시 예산부서 관계자는 "해당 지역구 의원들이 이 사업이 자신의 지역에 필요하다고 요청해 재량사업비로 편성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을 집행한 A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재량사업비였기 때문에 지역구 의원의 의견을 무시하고 다른 사업을 할 수 없었다"며 "업체 선정도 이미 (조의원의 형이 운영하는) S업체로 몰아가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강석 의원은 전화를 받지 않고 있으며, 주일원 의원은 "예산을 요청한 사실을 맞지만 (그 예산이) 재량사업비라는 것은 몰랐다”면서 “하지만 (조의원 형을 밀어주기 위해) 선진당 의원들이 담합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천안=전종규 기자 jjg280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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