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덕순 대전YWCA 사무총장

세상에 사는 모든 사람은 다양한 차이가 있다. 인종, 성별, 민족, 계층, 나고 자란 지역 및 국가, 성적 선호도, 종교 등 차이의 기준은 다양하다. 차별은 사람들 사이의 차이를 우등한 것과 열등한 것으로 서열화하는 데서 시작한다.

성 인지(Gender Sensitive, 性 認知) 관점이란 여성과 남성의 사회문화적 차이로 인한 삶의 현실을 이해, 이에 근거한 요구의 차이를 인식, 성별 불평등에 대한 민감성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관심과 태도라고 할 수 있으며, 성별 요구의 차이는 성 역할, 성별 노동 분업, 평가방식, 접근권의 차이, 권력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성 인지 관점은 최근에는 성 인지라는 용어보다는 젠더 관점이 더 정확한 표현으로 사용된다. 최근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여성정책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고려한 성 인지적인 관점에 정책을 통합함으로써 성평등 정책이 시행됐다.

성평등 정책은 정책과정에 남성과 여성의 동등한 참여를 보장, 여성과 남성의 요구를 고르게 통합, 의도하지 않은 성차별을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하며, 궁극적으로 성 평등에 기여하는 정책으로 성 중립이 아닌 성 인지적 관점에서 정책을 기회, 생산, 집행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성평등 정책 실현을 위해 마련된 제도에는 성별영향분석평가, 성인지 예산제도, 성별 분리통계 생산 의무화 등이 있으며, 성인지 예산제도의 경우 지자체 공무원들 뿐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와 모니터링을 함께 요하고 있다.성평등 정책은 여성만을 위한 정책이라는 오해가 있을 수 있겠으나, 여성만을 위한 정책은 결코 아니다. 성평등 정책의 모든 영역은 성별 차이와 관련이 있으며, 정책이나 사업이 가진 성별 관련성을 찾는 것으로 정책의 성별관련성을 찾는 다는 것은 정책의 기회, 집행, 평가 과정에서 성별차이(신체적, 사회적, 문화적)가 주요한 분석기준이 된다.

2013년 서울여성가족재단의 ‘서울시 성별영향분석평가 정책 개선 사례’를 들여다보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장 내 어린이 쉼터를 만들고, 지역민들의 편의를 위해 노후 불량도로정리, 과속방지턱, 보도와 차도 경계선의 턱 낮춤, 보행로 확장을 개·보수했으며, 보육정보센터 및 영유아 프라자의 설치 및 이용에 있어 남성의 참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밖에 어린이 공원 내 화장실에 방범 비상벨을 설치하고, 계단 및 문턱을 없애 유모차와 휠체어가 진입할 수 있도록 했으며, 여성 변기 확충공간 마련, 산책로 내 유모차 및 휠체어 진입로를 개선하고 지하철 및 버스 손잡이 개선, 골목길 경관개선을 위해 보안등, 보행로 신설, 학교근처 과속방지턱 설치 및 공영주차장 확보 등의 노력을 꾸준히 해왔으며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시민 모니터링 및 협의체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다.대전시는 올해 여성친화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성평등 수준 제고를 위한 정책추진 계획을 밝혔다. 주민들의 삶이 반영되고, 주민 참여가 함께 어우러지는 성평등 정책으로 펼쳐지길 기대하며 모두가 행복한 대전 지역사회를 위해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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