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아이를 키우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 집의 아침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오늘도 큰아이는 학교로, 둘째·셋째는 집 근처 어린이집으로 보내며 허겁지겁 사무실로 향한다. 바쁜 사무실 일로 아이들 생각은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잘 돌봐 주시겠지' 믿으며 잠시 미뤄둔다.

며칠 전 퇴근 후 아이를 데리고 집에 와서 보니 목에 긁힌 상처가 있고, 오늘따라 아이 기분도 좋지 않아 보인다. 노파심에 다음날 어린이집 수첩에 '평소에도 그 친구와 자주 싸우는데 다투다가 생긴 상처가 아닌지, 그렇다면 그 친구와 좀 떨어뜨려주세요'라고 기재를 했다. 자주 싸우는 친구라 좀 떨어져 지내면 싸우지 않겠다고 생각되어 별생각 없이 선생님께 부탁드린 것인데 요즘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사건으로 우리 아이 어린이집에도 그 영향이 미쳐서인지 선생님은 바로 내게 전화해 아이의 상처 원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더욱 관심 있게 지켜보겠다고 말씀을 하셔 오히려 내가 선생님께 더 미안했다.

이번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사건으로 전 국민이 분노를 했고, 부모 또한 보육시설에 대한 불신과 편견이 생기게 되었으며, 그 여파가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 그래서인지 한 보육교사가 인터넷에 "발전 없는 보육 현장에서도 묵묵히 5년, 10년 이상씩 일하는 건 단지 일할 곳이 필요하고, 돈벌이가 필요해서가 아니다", "아이들과의 하루하루가 재미있고, 맞벌이 부모님 밑에서 자라면서 12시간을 어린이집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을 안쓰러운 마음으로 보듬어 주고 싶어서 보육교사 일을 한다"라고 글을 올려 일부 자질 없는 보육교사로 인해 전체 보육교사가 매도되는 것에 대해 자제를 호소하는 글을 보며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번 뼈아픈 경험을 통하여 보육교사 처우 및 근무여건 개선 등 어린이집 운영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과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고, 어린이집 또한 보육교사에 대한 관리감독과 이들 대상으로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교육이 필요하겠다. 또한 누구든지 폭력 행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으며, 강력히 처벌받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유아 자녀를 키운다는 것은 엄마인 나도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내 소유물이라 착각하고 내 자녀에게 아동학대를 하는 것은 아닌지 되새겨 보고, 사랑과 관심을 먹고 크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린이집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폭력과 무관심으로 학대 받지는 않는지 우리 모두가 관심과 사랑을 가져야 할 때이다. 김안선

<대덕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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