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여행]조동욱 충북도립대학 교수

수학에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알파벳을 대라고 하면 바로 ‘x’일 것이다. 알파벳 ‘x’는 수학에선 알 수 없는 수, 즉 미지수(unknown value)를 뜻하며 로마숫자로는 10을 가리킨다. 더 나아가 그리스도는 그리스어의 크리스토스(Christ)의 머리글자를 따서 X로 표시하며, 따라서 크리스마스를 Xmas라고 적기도 한다.

그러나 원래 알파벳 x는 알파벳의 24번째 글자이며 어린 시절에는 ‘틀렸다’ 또는 ‘잘못됐다’를 나타내는데 주로 사용했으며,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도입되는 직각좌표계에서 가로축을 x로 표기했다. 물론 세로축은 y로 표기했으며, 이 같은 데카르트 해석 기하학의 표기법으로 인해 뉴턴의 물리량을 규명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다. 그런데 사실 x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곳은 바로 수학에서 미지수를 나타낼 때 이다. 또한 미지수란 ‘자꾸 변하는 수’라고 해서 ‘변수(variable)’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무튼 알지 못하는 수를 나타내는데 이용된 관계로 1901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뢴트겐은 자신이 발견한 새로운 빛에 대해서 ‘x-선’이란 이름을 붙인 이유가 되기도 했다.

하기야 영어에서도 ‘He is a Mr. x’라고 하면 ‘그는 모르는 사람이다’라는 뜻이 된다. 중·고교 재학 시 가장 많이 접하는 x란 문자는 바로 방정식과 함수에서 제일 많이 보는 문자이기도 했다. 그럼 여기서 왜 모르는 수, 즉 미지수를 많고 많은 알파벳 중 알파벳 ‘x’로 정했을까?

그 이유는 바로 인간이 그동안 사용한 알파벳 중 가장 많이 사용하지 않던 알파벳이 ‘x’였기 때문이다. 사실 사전을 뒤져봐도 ‘x’로 시작되는 단어는 몇 개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창 시절을 생각해 보면 ‘x’가 나오면서부터 수학에 흥미를 잃기 시작했다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한다. 아인슈타인은 수학에 관심이 없다가 결정적으로 수학과 과학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가 바로 어릴 적 삼촌에게서 배운 ‘즐거운 x찾기’ 때문이었는데 말이다. 수학 잘 하기, 한 마디로 즐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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