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들이 경기 불확실성, 신용리스크 증가,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대책 등으로 인해 가계대출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38개 은행·상호저축은행·생명보험사 등을 대상으로 대출행태를 조사한 결과, 올해 1/4분기 대출태도지수는 -14로 지난해 4분기(-18)에 비해서는 다소 개선됐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대출태도 지수는는 부(-)의 수치일수록 금융기관이 대출에 대해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조사결과 국내은행 지수는 -26으로 지난해 4분기(-38)에 비해 개선됐으나 여전히 바닥 수준이었고 외국계은행은 -10, 상호저축은행은 -3으로 국내은행에 비해 높았다.

대출부문별 지수는 가계 주택자금과 가계 일반자금이 각각 -22와 -25로 중소기업대출(3)이나 대기업대출(0)에 비해 매우 낮게 나타났다.

이같이 은행권이 가계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것은 통화량 증가에 따른 가계파산이 우려되고 있는 데다 은행의 건전성 확보에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금융기관들은 올 1분기 대출수요는 지난 4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나 신용리스크가 증가하고 여신과 수신의 금리차도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은 대전충남본부 관계자는 "가계대출 태도지수가 낮은 것은 미국-이라크 전쟁 위험과 북핵 문제 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데다 정부 가계대출 억제책, 신용불량자 증가 등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예대금리차가 확대됨에 따라 가계의 재정운용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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