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충남도 소방본부장

절기상 가장 춥다는 소한을 지나 전국적인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는 건조특보와 강풍주의보 등 기상특보가 발표되고 있다. 매서운 찬바람은 본능적으로 우리의 몸을 잔뜩 움츠리게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잔뜩 움츠린 우리와는 달리 겨울철 사고의 위험은 그제야 기지개를 펴게 된다.

겨울철은 난방 등을 위해 화기 취급이 증가하는 계절로써 한 해 중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특히 건조한 날씨와 화기취급 부주의가 더해지면 무서운 화마는 우리의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린다. 실제로 2014년 한해 동안 충남도에서 발생한 2838건의 화재 중 겨울철 화재는 1023건이고 그 중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무려 525건으로 51%이상을 차지한다. 부주의 화재는 대부분 집과 사무실 등 사람이 많이 이용하는 곳에서 발생하는데 전기장판과 전열기구, 난로, 화목보일러 사용 시 취급부주의가 주요 원인이다.

화재예방을 위해 전기장판과 난로는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반드시 끄거나 플러그를 뽑아두어야 하고 화목보일러를 취급 할 경우 무리한 가열을 금하고 보일러 주변에는 가연성 물질을 2m 이상 이격해야 하며. 연통 안에 그을음은 주기적으로 청소를 실시해 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각 가정마다 단독경보형감지기 및 소화기를 비치하고 사용법을 숙지해 혹시 모를 화재 시 사용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아울러 겨울은 화재뿐만 아니라 또 다른 계절적인 사고가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빙판길 낙상사고로 지난 12월부터 현재까지 충청남도소방본부에 접수된 낙상사고 구조·구급 건수는 총196건 이다. 이중 대부분이 눈이 내린 도로나 얼어붙은 빙판길에서 발생한 것이다. 196건의 낙상사고로 인한 환자 중 60세 이상이 무려 114명(58.2%)으로 확인돼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어르신들이 더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겨울철 길이 미끄러울 경우 최대한 외출을 삼가고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고 특히 어르신들의 경우 밖에 나갈 때는 지팡이 같은 보행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사실상 좁은 골목 곳곳까지는 제설작업이 불가능 한 것이 현실이나, 도민 모두 내 집앞 눈은 내가 치운다는 마음을 갖는다면 빙판길 낙상으로 고통을 받는 이웃들이 많이 줄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겨울철 무리한 산행으로 인한 산악사고 발생이 빈발하고 있다. 산악 사고 대부분이 자신의 나이와 건강, 컨디션 등을 생각하지 않은 무리한 산행과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 2014년도 겨울철 77건의 산악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저체온증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보온을 유지할 수 있는 바람막이와 보온 자켓을 챙겨야 하며, 아이젠 등 겨울철 안전장비와 응급처치 장비를 준비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 할 것을 당부한다.

또 다른 위험요소로 겨울철 '고드름'을 들 수 있다. 추운 겨울 도심에는 고드름이 지하차도나 건물 외벽, 심지어 보일러 배기구에도 생기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단단하게 얼었던 고드름이 날씨가 풀리면서 도심 속 흉기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주택 밀집지역에 생긴 고드름은 주변 보행자와 차량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만큼 시설 관계인의 적극적 관심이 필요하다.

이렇듯 겨울철에는 사소한 부주의가 큰 안전사고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도민 안전을 위해서는 그 어떤 말보다도 확실한 사전준비와 예방이 필수이다. 갑작스런 기온변화가 심한 겨울철, 나의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마음가짐과 각별한 안전의식으로 내 주변을 살펴보는 습관을 길러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미리미리 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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