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덕순 대전YWCA 사무총장

2015년 새해가 밝았고, 올해 우리는 각자 놓인 상황에서 한 가지 소원은 가지고 시작하였으리라.

절대 잊을 수 없을 2014년을 보냈기에 우리들은 이 불안한 사회의 회복을 위해 나, 스스로를 돌아보고 원칙과 상식에 충실하며 ‘나’와 ‘내 가정’을 넘어 더불어 행복한 사회 구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뉴스를 장식한 성추행 성희롱 사건들을 기억하는가. 군대 내 성추행 사건은 한 여성 대위의 자살로부터 계속 불거져 나오기 시작해 군부대 사단장의 여군 성추행 사건까지, 대학내의 교수 여대생 성추행 사건들. 우리지역 대학도 예외는 아니었으며 전 국회의장의 골프 캐디 성추행사건까지 모두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자의 폭력이었다. 이런 폭력의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이었고 사회 여러 구조와 상황 속에서 남녀 간 차별은 여전히 심각하게 존재하며 불평등하다.

오는 7월, ‘여성발전기본법’이 전면 개정돼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시행된다. 성차별 문제를 넘어 사회구조적 차별을 개선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남녀평등을 얘기하면 진부한 얘기로 들릴 수도 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여성대통령이 나왔는데 무슨 얘기냐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차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진정한 양성평등기본법의 시행은 요원한 문제가 될 뿐 아니라 세계 성평등지수 117위라는 최하위 수준에서 벗어나기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다시 한번 양성평등기본법 시행이 우리 사회의 성평등의 새로운 원년이 될 수 있도록 더 이상 여성이 화풀이의 대상이나 성적 대상이 아닌 우리의 가정에서 우리 직장에서 남녀가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와 문화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양성평등은 또한 안전한 대전을 만들어 가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안전에 대한 다양한 정책과 대안이 만들어 졌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혼자서 천변을 운동하기 무서워지고 골목을 지날 때 사람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회식 후 혼자 택시 타는 것도 겁난다. 여행지에 갔을 때 위험하니 밤에는 돌아다니지 말라는 여행 가이드의 말을 듣고 숙소에 갇혀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남자들도 혼자 운동하러 가기 무서운 생각이 들 때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성의 사회참여가 당연시되고 여성의 직업활동이 가계의 경제력을 넘어 국가의 경쟁력인 이 시점에서 여성들의 활동이 제약받는 것은 큰 사회적 손실로 작용하며 개인 자유와 행복추구에 침해적 요소가 된다.

여성들이 좀 더 당당히 자신들의 활동을 펴 나갈 수 있는 기반은 안전한 사회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아파트 문화가 되면서 우리는 이웃을 잃고 살고 있다. 안전은 바로 이웃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시작된다. 나부터 우리 동네에 위험한 지역이 있으면 주민센터에 신고하는 것. 이웃이 위험에 처해 있으면 경찰에 신고하는 것. 이런 일들이 먼저 우리 지역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한 걸음이요 우리지역의 안전 지수를 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은 2015년 올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 3만불시대 도래를 예견하고 있다. 3만불 시대에 맞는 사회적 공의와 성숙된 의식이 함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의미 없음’을 우리는 충분히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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