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 첫날

▲ 음식물 쓰레기 분리배출제 시행 첫날인 1일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 한 주택가에서 환경미화원들이 가정에서 배출된 소형 용기에 담긴 쓰레기를 중간수거함에 옮겨 담고 있다. /김대환 기자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제가 시행된 첫날인 1일 새벽.

음식물쓰레기 수거용기를 집 앞에 내놓은 가정들은 극히 드물어 환경미화원들의 손길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전시가 무료로 배포한 수거용기는 가정용의 경우 평균적으로 2~3일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용량(5ℓ)이어서 첫날부터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하는 가정은 많지 않은 모습이었다.

시는 지금까지 일반쓰레기와 혼합 배출해 오던 음식물쓰레기를 이날부터 수거용기에 담아 배출키로 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내년부터 음식물쓰레기의 직매립이 금지되고 대전지역에서만 하루 404t씩 쏟아져 나오는 음식물쓰레기를 사료나 퇴비로 재활용하기 위한 것.

그러나 아침으로 접어들면서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제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일부 시민들은 수거용기를 지급받지 못하거나 납부필증 스티커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동구 가양동 주민들은 미리 배포됐어야 하는 수거용기를 이날 오전에야 통장들로부터 받을 수 있었지만 엉뚱하게도 이들 손에 들려진 수거용기는 충북 청주시 것이었다.

주민들은 현재 수거용기 제작회사가 주문이 밀려 일단 청주시에서 빌려 왔다는 통장들의 설명을 듣고 수긍하는 모습이었으나 대전시의 허술한 행정에 대해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할 때 수거용기에 붙이도록 한 수수료납부필증 스티커 판매 등도 문제가 됐다.

서구 등 일부 구에서는 가정용 5ℓ 납부필증만 판매하고, 음식업소 등지에서는 업소용(20ℓ) 구입필증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웠다.

또 시와 각 자치구는 수거용기 배포 기준을 세대별로 파악해 나눠 주다 보니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채 살고 있는 대학가와 원룸촌 등에서는 수거용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와 함께 시가 수거용기를 배포하기 위해 일제조사를 벌인 이후 대전으로 이사를 온 가정이나 업소들도 수거용기를 받지 못해 각 구청과 일선 판매점 등에 문의를 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내야 했다.?

동구 가양동에 사는 김모(33)씨는 "대전시가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밀어붙이기 식으로 음식물쓰레기 배출제를 실시하는 것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충분한 시범 및 홍보 기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시행 첫날이라 일부 혼선과 미흡한 부분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까지 시범운영 기간으로 정하고 미비한 부분은 보완해 음식물쓰리게 분리배출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선우·우세영 기자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