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럼] 김필권 국민건강보험 대전지역본부장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 정신력은 체력의 보호 없이는 구호 밖에 안 돼."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TV 드라마 ‘미생’의 명대사 중 하나다. 누구든지 어렸을 적부터, 아니면 매년 새해가 되면 이루고 싶은 목표 하나 정도는 마음 속에 그려볼 것이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노력하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노력과정에서 '체력 관리'를 염두에 두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만큼 체력관리는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게 현실이다.

당신은 평소 얼마나 체력을 기르고 있는가?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1주일 사이 격렬하거나 10분 이상 운동한 사람의 비율은 2005년 68.5%에서 2013년 47.2%로 급감했다. 걷기 실천율도 38%로 극히 저조하다. 반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하루 평균 219분, 일주일 1533분으로 나타났다. 예외를 감안하더라도 대체로 한국사회가 심각한 운동부족 상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큰일이다.물론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대체로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주말도 밤낮도 없는 자영업자나 직장인들은 시간을 내기 어려울 것이다. 입시 준비를 하는 학생들 또한 학교 다니랴 학원 다니랴 바쁘다. 그러나 아무리 바빠도 24시간 중에 단 몇 분도 비울 수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꾸준한 운동은 두 가지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첫째는 앞서 말한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다. 운동은 신체능력 뿐 아니라 학습능력과 사교성을 높인다. 미국의 한 대학 실험 결과, 방과 후 운동을 매일 1시간씩 한 학생들이 운동을 하지 않은 학생들보다 집중력과 인지기능이 2배 이상 높았고, 생각의 유연성도 더 높았다. 둘째는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심혈관계 질환의 80%, 암의 40%는 금연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예방 가능하다. 금연과 절주, 적절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 등 건강습관을 실천하면 수명이 11년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81.2세로 OECD 평균보다 높지만, 건강수명은 70.7세에 불과하다. 약 10년 이상 병을 달고 산다는 뜻이다. 지극히 평범한 얘기지만, 당장 몸이 아픈데 재산이나 지위 등이 무슨 소용인가? 건강은 적금과 같다. 돈이 있을 때 잘 모아둬야 없을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듯이, 지금 젊을 때 꾸준히 관리해야 건강수명을 높일 수 있음이 자명한 이치다.

운동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즉시 실천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단 몇 분만 투자하자. 제일 쉬운 게 걷기운동이다. 가까운 거리는 운전대를 놓고 걸어가 보자. 엘리베이터를 멀리하고 계단을 이용하자. 쉽지 않겠지만, 일주일만 해보면 느낌이 달라질 것이고, 조금씩 운동량을 늘리다보면 재미도 붙을 것이다. 이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오랜 전투를 견뎌낼 체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감히 당신의 건강이 곧 당신의 실력이라고 주장하려 한다. 그러나 걱정하지 말라. 실력을 키울 가장 손쉬운 방법이 바로 곁에 많이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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