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현 국가 혁신·정의 및 국민권익연구소 소장

나라가 어찌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어디를 향해 치닫고 있는지 생각하는 것조차 괴롭고 우울하다. 국민들이 시뻘겋게 눈뜨고 보는 앞에서도 우기고, 왜곡하고 협박을 해서라도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는 일을 서슴지 않는 대통령과 그와 뜻을 같이하는 자들만 나라가 제대로 돌아간다고 박박 우겨대고 있지만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다. 대통령과 권력자들의 눈에는 국민은 단지 자신들을 위한 부속물로 여기는 듯하다.

얼마 전 대통령이 “세월호 진상조사위에 수사·기소권 부여는 사법근간을 흔드는 일이며 임금을 비판하는 행위는 대통령을 모독하고 국가위상을 추락시키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검·경은 SNS를 사전 검열한다고 엄포를 놓고 국민은 카톡 대탈출 러시를 이루고 있다. 순간 봉건시대에 살고 있는 착각이 들었다.

지도자가 민심을 왜곡하며 국민을 무시할 때 그 끝은 결코 좋지 않다는 것을 역사가 교훈하고 있음에 두려워해야한다. 성경에 “권력은 위로부터 내려온다”고 했으며 옛적에 “민심은 천심이다”고 했다. 하나님이 주신 권력은 국민을 위한 것이지 개인의 사욕을 위해 준 것이 아니다. 잠시 동안 백성들을 위하여 권력을 이양하고 대리시킨 것이다.

대통령을 포함 모든 공직자는 국민의 공복이다. 이것은 진리이며 모든 공직자들이 준수해야 할 변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통령이 종이고 국민이 상전이라는 것은 하늘과 땅도 인정한다. 서열을 따지자면 국민이 대통령의 위에 있다. 그렇다면 대통령의 발언은 주객이 전도 된 것으로 누가 누구를 모욕하고 국가위신을 추락시키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공직자는 피 감시기관이다. 국민으로부터 감시와 모든 비판을 수용할 수 있어야한다. 직무에 관해서는 어떠한 비판도 수용해야하며 대통령의 명예보다 국가와 국민의 명예가 먼저다. 미국이 자유분방한 것 같으면서 사회질서가 잘 유지되는 것은 모두에 대해 법적용이 추상같기 때문이다. 대통령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성난 표현은 쥐새끼는 보통이고 XXX 표현과 ‘성기’와 관련된 아이디와 욕설도 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검찰이 이를 제지하지 않는 것은 법의 준수와 국민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정치인들을 위한 애정이 담긴 경계의 말을 전한다.

“통치자는 배요 백성은 물이로다” 순자의 말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엎기도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법 아닌 것으로 일을 행하면 하늘이 벌을 내린다”(非法斷事 皇天降罰) 조선시대 허조 선생께서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치인들에게 국민을 억울하게 하면 반드시 벌을 받을 것임을 엄히 경고한 말이다. 그 자리에 있는 시간, 찰나임을 기억하여야 명이 길고 더불어 모두가 평안할 것임을 진정 두려운 마음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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