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명산농원 http:///blog.daum.net/gtvapple

12월 1일 첫눈 신고식을 매섭게 하더니 엊저녁에 많은 눈이 내려 농원을 설국으로 만들어 놓았네요. 동화 속에서나 볼법한 그 설국이 눈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연신 어머어머를 연발하며 정신없이 설경에 빠져들었지요. 스마트폰으로 그 절경의 느낌을 다 담을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과수원 등성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멀리 붉은 모습은 해가 비친 모습입니다.

과수원 입구입니다. 마치 설국의 왕궁 같습니다. 과수원 전체를 그물망을 씌워 놓았는데 완전히 눈으로 덮었습니다. 과수원 울타리도 바람막이 벽을 설치해 놓았는데 전부 눈으로 덮였습니다.

과수원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하늘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 위험천만한 상황을 심각하게 느끼지 못한 무지를 한탄해야 합니다. 과수원 끝 위로 올라가니 그물망이 아래로 내려와 있습니다.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말입니다. 철재도 휘어 있습니다.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한쪽에서 무너지면 도미노 현상으로 과수원 전체가 쓰러진다는 사실. 그렇게 되면 나무까지 쓰러져 완전히 망하는 겁니다. 과수원 전체가 폭삭 주저앉아 초토화 되는 것이지요. 폭설로 인해 비닐하우스가 폭삭 주저앉아 있는 모습을 자주 보셨지요?

그나저나 설경 끝내줍니다. 내 생애 저토록 아름다운 설경은 별로 본 적이 없습니다. (실제 풍경은 사진과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셔야 합니다.ㅎㅎ)

금방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설경 타령이나 하고 있었으니….

보이시죠? 눈이 과수원 전체를 덮었습니다. 문제는 젖은 눈이라는데 문제가 있죠. 젖은 눈은 무게도 무게지만 밤새 얼어서 아래로 흘러내리지 않고 모두 그물망에 쌓여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경치는 아주 죽여 줍니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간입니다. 설경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시간. 과수원에 설치해 놓은 시설물들이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균형을 잃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급한 마음에 눈밭을 기면서 그물망을 끊고 눈을 털어내는 작업에 돌입합니다.

손발이 얼어 끊어질 것 같은 고통과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뒤로 한 채 말이죠, 말이 그렇지 6000평이나 되는 과수원 전체를 손보기란 역부족이었어요. 진작에 그물망을 걷어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화를 불렀네요. 과수원이 붕괴되고 나무가 쓰러진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아 올리지 않습니다.

그냥 멋진 모습만 보세요.

하늘이 무너져도 솓아날 구멍이 있다잖아요.

(이 글은 12월 6일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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