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3년 만에 다시 울린 "월가를 점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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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3년 만에 다시 울린 "월가를 점령하라"
  • 연합뉴스
  • 승인 2014년 12월 06일 12시 14분
  • 지면게재일 2014년 12월 06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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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경관 불기소 시위가 월가로 옮겨붙어

흑인 남성을 숨지게 한 백인 경찰을 불기소하기로 한 결정이 미국 사회를 들끓게 하는 가운데 일부 시위대는 또다시 '월스트리트'(Wall Street)를 겨냥하고 있다.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기치로 내걸고 2011년 9월부터 2개월간 울려 퍼졌던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ret. 이하 OWS)는 구호가 다시 뉴욕 맨해튼 남쪽의 금융가에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3년 전 OSW 시위를 조직화해 냈던 노동지원위원회(Labor Outreach Committee. 이하 LOC)는 5일 밤(현지시간) 맨해튼의 월스트리트에서 '자유발언'(Speakout) 행사를 했다. 

흑인 남성 에릭 가너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목조르기를 해 숨지게 한 백인 경찰 대니얼 판탈레오에 대해 이틀 전 뉴욕 대배심이 불기소 결정을 내린 데 따른 시위의 연장선상이었다.

이번에 미국 전역을 들끓게 한 원인이 인종차별 및 불공정한 법집행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월스트리트 행사가 쉽게 연결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날 행사를 기획한 수뭄바 소부케(46) LOC 위원장은 3년 전 심각했던 경제적 불평등과 최근 논란을 부른 사회적 불공정의 뿌리가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 99%를 월스트리트의 큰손들이 가지고 있고 우리는 단지 1%만 가지는 경제적 불균형이 3년 전에 성공적인 시위를 만들어 냈다"면서 "퍼거슨에서 살해당한 마이클 브라운이 절도한 것도, 목조르기를 당해 죽은 에릭 가너가 낱개 담배를 판 것도 모두 경제적 불평등이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이었던 조지 워싱턴이 취임식을 했던 월스트리트 '페더럴 홀'의 계단에 선 소부케는 대각선 맞은 편의 뉴욕증권거래소를 가리키며 "자본주의가 만든, 월스트리트가 만든 경제적 불평등은 해소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행사에 나온 한 백인은 자신을 무주택자(Homeless)라고 소개하고 나서 무려 28번이나 인터뷰를 했지만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며 주먹을 떨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 같은 사람은 직업도 없고 집도 없는데, 월스트리트의 금융기관들은 마음껏 배를 불리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방치하는 것은 사회 정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올해 서른네살인 코넬리우스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흑인 남성은 "어떻게 똑같은 범죄에 대해 백인이냐, 흑인이냐에 따라 다른 잣대를 적용할 수 있느냐"면서 "브라운의 죽음이, 가너의 죽음이 내일 당장 나의 일이 될 수 있다"며 분노를 나타냈다.

이번 뉴욕 대배심의 결정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요구하는 '제2의 월스트리트 시위'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