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 칼럼] 이상윤 전 한남대학교 총장

나 한사람이 행복해 하면 주위 사람 평균 다섯 명이 그날 하루를 행복해 한다고 한다. 나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올 겨울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보내기 위해선 어려운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작은 것이라도 서로 나누면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고 따뜻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12월 이달만이라도, 우리 모두 따뜻한 말을 해 봤으면 한다. 따뜻한 말은 음식과 같아서 늘 먹어도 싫지 않고 우리 몸을 지탱해 주듯 우리의 내면을 살아 있게 한다. 따뜻한 글도 읽어 보고, 따뜻한 손길을 이웃에게 줬으면 한다. 그리고 따뜻한 마음으로 무릎을 꿇어 우리 주변의 작은 자들과 눈높이를 맞춰 보고, 이웃과도 따뜻한 인사를 먼저 나눴으면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족들 간에 따뜻한 사랑의 말로 가정을 따뜻하게 데웠으면 한다.

영화 ‘로마의 휴일’로 유명한 스타배우였던 오드리 헵번은 1988년 유니세프의 친선대사로써 성공한 배우로서의 삶을 뒤로 하고,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가는 어린이들을 위해 자신의 남은 삶을 살았다. 두 아이를 둔 어머니로써, 죽어가는 어린이들을 바라보며 눈물짓는 인간 오드리 헵번으로써 어린이들을 사랑했다. 전쟁지역과 전염병 지역도 위험을 무릅쓰고 방문했으며. 아이들 속에서 늘 누구보다도 밝고 환하게 웃어줬다. 그녀의 헌신과 노력은 큰 울림이 돼 많은 분들이 자신의 명성과 부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기부와 자선 활동에 참여했다.

구호활동 중 대장암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숨지고 말았다. 죽기 1년 전 크리스마스 이브 때 아들에게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 개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란 말을 주었다. 그리고 딸에게 보낸 쪽지편지는 그녀의 유언이 됐다.

‘아름다운 입술을 가지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의 좋은 점을 보아라.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갖고 싶으면 하루에 한번 어린이가 손가락으로 너의 머리를 쓰다듬게 하여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어라.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너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하여라’

헵번은 그의 삶 자체가 사랑이요 봉사였다. 그리고 젊은 시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던 은막의 스타였던 그는 사람들로부터 받았던 따뜻한 사랑을 제대로 되돌려 준 진정한 스타다. 우리도 이분의 삶과 유언을 마음으로 되 새겨보며, 12월을 이웃과 함께 헵번의 삶을 이어갔으면 한다.

우리는 사랑을 하나님과 함께 나누어 가지고 있다고 한다. 사실, 남을 돕는 것은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그에게 어떤 일이 지금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12월이면 올 한해에 못 다한 착한 일들을 마무리 하느라 손길들이 바쁘다. 곳곳에서 김장을 담그어 나누고 연탄을 나누고 쌀을 나누고 폐지 줍는 분들에게 방한복을 나눈다. 그리고 명성과 부로 사회적 책임을 느낀 분들의 기부로 사랑의 온도를 높여 주며 사랑의 열매를 가슴에 단다.

우리 형편이 여의찮다 해도 그래도 나는 행복한 사람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이웃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일을 출발점으로 해 2015년 새해를 준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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