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유성구청장

쌀쌀해진 날씨와 함께 어느덧 11월이 흘러가고 있다. 이때쯤이면 연인들에게 있어 최대 관심사는 아마도 대전의 첫 눈 시기일 것이다. 연인들에게 첫눈은 낭만적인 만남을 이어주는 디딤돌이지만 반대로 군인들에게 눈은 하늘의 하얀 쓰레기라고 불릴 정도로 걸림돌이 된다.

하늘에서 내리는 똑같은 눈(雪)이지만 이처럼 처한 상황에 따라 눈은 이중성을 갖고 된다. 유성구의 경우 눈은 지난해 1월 내린 폭설로 인해 유성시장 상인들의 걸림돌이 된 적이 있다. 유성장이 서는 날 유성시장 일원의 골목길과 이면도로가 빙판길로 변해버려 상인들과 장을 찾은 손님들의 안전사고 위험이 컸다. 이로 인해 손님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고, 손님을 맞이해야 했던 상인들이 제설작업을 해보았지만 빙판이 워낙 두껍게 형성돼 역부족이었다.

결국 피해 해결을 위해 유성구 8272 생활민원처리 기동팀 20여명이 중장비를 동원해 골목길과 이면도로에 대한 제설작업을 실시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히 생각하면 제설작업만 한 것 이지만 더 나아가 제설작업을 통해 주민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했고, 유성장에 손님들이 찾아 올 수 있도록 해 지역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을 줬다.

이런 과거의 경험을 살려 구는 신속한 제설대응체계 구축을 위해 내달 1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 도로 제설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상황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계룡로, 동학사선 등 제설 주요노선에 제설작업에 필요한 덤프트럭 8대, 살포기 19대, 백호우 2대, 더블캡 11대, 부착형 제설기 17대를 투입해 설해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특히 대전에서는 처음으로 제설과 청소작업이 가능한 아반트(AVANT) 장비를 도입해 중장비 차량의 접근이 어려운 이면도로의 제설작업을 가능케 했다. 아반트(AVANT) 다목적 제설차량은 시간당 10㎞ 이상 작업을 할 수 있고, 성인기준으로 300명이 제설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염화칼슘을 살포하지 않고,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밖에도 신속한 제설을 위해 염화칼슘 380t, 소금 200t, 모래주머니 4만개 등 충분한 제설자재를 확보했으며, 내년 초 제설자재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또 겨울철 설해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내 집·내 점포 앞 눈치우기’ 운동처럼 자발적인 주민참여가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 구에서는 공공기관 및 기업체 주변도로에 대한 제설작업 협조 시스템을 구축하고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제설작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 관내 10개동 곳곳에 제설도구 무료대여소를 설치·운영 중이다.

이처럼 구 직원 모두는 주민을 위해, 주민들의 걸림돌을 디딤돌로 만들어 위안을 주기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 겨울에는 폭설로 인한 피해가 없어 주민들 모두에게 눈이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 되어주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연인들에게는 낭만을, 아이들에게는 꿈을, 어른들에게는 아름다운 추억을 심어주는 눈(雪)이 되어 유성구를 포근하게 감싸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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