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지역 일부 담임 "자구책 차원" 설치했다가 철거

천안지역 초등학교 교실에서 점심시간에 절도사건이 잇따라 발생, 일부 학교에서는 범인을 잡기 위해 몰래 카메라까지 등장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21일 천안시내 학교 관계자· 학부모 등에 따르면 최근 어수선한 점심시간대 교실에서 현금과 비품 등이 없어지는 도난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학교 절도사건은 경제 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서부지역에 집중되고 있어 치안대책이 절실하다.

최근 천안 서부지역 초등학교 14곳 가운데 10여곳에서 크고 작은 절도사건이 빈발하고 있으나 근절되지 않고 있다.

도난을 당한 학교들이 피해액수가 적은데다 대외 이미지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의식, 경찰에 신고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몇 달 새 학교 도난사건이 수십여건이 발생했으나 경찰에 적극적으로 신고한 사례는 단 한건도 없었다.

이처럼 교내 도둑이 기승을 부리자 교직원들은 점심식사를 하러 갈 때도 지갑이 든 가방을 아예 들고 다니거나 은밀한 곳에 숨기고 가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학교 차원에서도 도난 방지를 위한 경비를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외부인 출입이 비교적 자유로운 학교 특성상 이를 예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S초등학교의 경우 최근 교직원들에게 개인용 출입카드를 배부해 외부인 출입을 단속하고 있으며, B초교는 개인 휴대품이 많은 여교사를 위한 탈의실을 교무실에 별도로 마련했다.

또 다른 S초등학교는 행정실에 교사전용 사물함을 설치했는가 하면 이 학교 1학년 담임교사는 도둑을 잡기 위해 교실에 몰래 카메라까지 설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사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을 수 없어 자구책 마련 차원에서 몰래 카메라를 설치했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 내 절도가 상습화되고 대범해지는 것 같다"며 "학교에서도 절도사건이 발생할 경우 지체 없이 경찰에 신고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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