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춘추] 문재인 충청지방통계청 농어업조사과장

'격세지감'이란 말처럼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명절에나 먹을 수 있던 고깃국, 귀한 손님이 오셔야 맛 볼 수 있던 닭고기, 김치찌개 속을 한참 뒤적여야 찾을 수 있던 돼지고기 한 점, 친구들의 젓가락 공세를 막아 지켰던 도시락 계란 프라이, 부잣집 친구만 먹던 우유 한 병, 이런 기억을 요즘 젊은이들은 모르는 이야기가 되었고, 옛날 박물관에 가야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어 버렸다. 그만큼 우리는 풍성한 먹거리 속에서 살고 있는 요즘이다.

충청지방통계청에서는 지난 11일 제19회 농업인의 날을 맞아 ‘최근 10년간 축산업 변화상’에 대한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발표 자료에 의하면 9월 현재 충청지역에는 한우 56만6000 마리, 육우 2만5000 마리, 젖소 10만6000 마리, 돼지 261만4000 마리, 산란계 1698만2000 마리, 육계 2089만4000 마리가 사육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한우(92.4%), 돼지(22.0%), 산란계(92.4%), 육계(87.0%)는 증가했으며 육우(-53.0%), 젖소(-4.3%)는 감소한 것이다. 국민소득 향상에 따른 소비량의 증가와 국민의 선호도가 반영된 결과로 보여진다.

9월 충청지역 축산 농가는 한우 2만1000 농가, 육우 1000 농가, 젖소 1500 농가, 돼지 1000 농가, 산란계 242농가, 육계 469농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한우(-40.4%), 육우(-31.1%), 젖소(-33.9%), 돼지(-56.9%), 산란계(-19.6%)는 감소했으며 육계(19.6%)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축산업의 전업화, 규모화가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13년 축산물 생산비는 단위당 기준으로 송아지(339만 2000원·마리), 한우비육우(90만1000원·생체 100㎏), 우유(807원·ℓ), 비육돈(29만원·생체 100㎏), 계란(1183원·10개), 육계(1400원·kg)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송아지(92.8%), 한우 비육우(33.1%), 우유(71.6%), 비육돈(85.2%), 계란(60.5%), 육계(39.6%) 모두 증가했으며 이는 사료비의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대를 사는 요즘,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이지만 농업분야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살아남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린 시절을 떠올릴 때 생각나는 마당 한 쪽에서 여물을 먹고 있는 소의 모습은 이제는 보기 힘든 풍경이 된 것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규모화의 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축산업은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접근법이 필요한 시기이다. 요즘 세대는 배를 불리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닌 즐기기 위해 먹는 시대다. 맛있는 음식 한 그릇을 먹으러 전국 어디라도 찾아가는 시대인 것이다. 생산을 증가시키기 위한 규모의 경제식 접근방법은 더 이상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시대이다. 누구나 찾는 품질이 좋은 축산물을 생산하는 명품의 경제가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힘들고 어려운 현장에서 만난 많은 축산경영인들의 생각도 많이 바뀐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분들을 보며 우리나라 축산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며 축산경영인들이 명품 먹거리의 리더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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