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에 “이동편의 위해 필요” 운영비 1000만원 등 요구
“발상 자체만으로도 한심 … 특권의식 심각” 비난 잇따라

충주시의회가 무려 2억원짜리 전용 버스를 구매해 달라고 요구해 “특권 의식에 빠졌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충주시의회는 최근 집행부에 ‘대형 승합차 구매 계획서’를 보내 내년에 버스 구입비 2억원, 운영비 1000만원을 요구했다.

각종 행사나 선진지 견학, 행정사무감사 때 이동 편의를 위해서 시 의원들이 이용할 전용 대형 버스가 필요하다는 게 이유다. 그러면서 시의회에 운전직 직원 2명이 있어 별도의 기사 채용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도 친절하게 달았다. 그러나 일부 초선의원들은 의회가 이런 요구를 했는지조차 모르는 등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과연 이런 요구를 누가 주도했는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알았다면 반대하고 당장 막았을 것”이라고 황당해했다.

시의회의 한 관계자는 “행정감사 등 현장을 나갈 때 버스를 사용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시에서도 공용으로 사용하라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시 공무원노조 홈페이지는 비판 글이 쇄도했다.

노조원들은 ‘대형버스가 얼마나 필요하다고…발상이 기가 막히네요’, ‘인사 열심히 한 보상으로 2억 원 넘는 버스라니…’, ‘당선되는 순간 겸손은 사라지고 특권의식만 남은 듯…’, ‘아예 2층 리무진 버스로 사주세요. 폼나게 타고 다니라고’ 등의 댓글로 비판했다. 또 ‘이 돈이면 시민을 위한 행복택시 1년치 예산은 되겠다’, ‘버스를 사서 묻지 마 관광이라도 가실 기세네!’ 등의 조롱과 핀잔도 잇따랐다.

민주노총 충북본부 충주·음성 지부 백형록 사무국장은 “경제 사정이 어려워 허리띠를 졸라매는 시민들을 보면서 그런 요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발상 자체만으로도 말문이 막히는 한심한 작태”라고 비난했다. 충주시에는 현재 45인승 대형버스 2대와 30인승 1대 등 대형버스 3대가 있다.

충주=김지훈 기자 starkj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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