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포럼] 김상휘 대전시 문화체육국장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제3회 세계인문학포럼’이 대전에서 개최됐다. 이 포럼은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대전시·교육부·유네스코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한 행사로 2500여명이 참가했다. 세계인문학포럼은 2011년 우리나라와 유네스코에 의해 창설됐다. 우리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중대한 도전을 학문적 관점에서 성찰하고, 시대적 도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인문학의 현 주소와 역할을 점검하며, 이를 통해 인류와 인문학의 미래를 전망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포럼이다.

제1회(2011년), 2회(2012년)는 부산에서 개최됐는데 이 때에도 대전시가 유치공모에 신청했다가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지난해 9월 제3회 공모에 다시 도전해 유치에 성공함으로써 대전이 인문도시로 주목받게 됐다.

특히 이번 제3회 포럼의 주제는 ‘질주하는 과학기술시대의 인문학’으로 과학기술도시 대전이 최적의 개최지였기 때문에 대전유치는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세계적 석학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주제별 전체회의, 분과회의, 주최 및 주관기관 세션 등으로 구성됐으며, 미디어아트 전시, 장서각 고서 전시, 노벨문학상 소개, 대전시립박물관과 대전문학관에서 대전의 역사와 문학사를 전시하는 등 다양한 부대행사의 볼거리도 제공됐다. 기조강연에서는 △소설가 이창래 프린스턴대 교수 △피터 갤리슨 하버드대 교수 △쿠로다 레이코 도쿄이과대 교수가 포럼의 대주제인 '질주하는 과학기술시대의 인문학'에 대한 고민과 지혜를 전해 주어 인문학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필자는 2일차와, 3일차 이틀 동안 다녀왔는데 포럼에 직접 참가하는 강연자와 청중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세계적인 인문학관련 석학들의 강연을 직접 듣고 질문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이 호기심을 갖고 질문하는 모습을 보고 대전의 인문학이 밝게 느껴졌다.

이번 포럼의 주제인 ‘질주하는 과학기술시대의 인문학’에 걸맞게 과학과 인문학을 융합하는 소통의 시간이었다. 대전시민의 인문학에 대한 관심도를 가늠할 수 있었고, 이러한 열기 속에 한국 인문학의 발전이 기대된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반응이다.

돌이켜 보면 대전시민들의 인문학에 대한 열기는 당연한지도 모른다. 대전시는 2005년부터 충남대와 공동으로 이미 ‘대전인문학포럼’을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또 대전에는 40년간 다져온 대덕특구 창조경제의 전진기지가 있다.

미래 신성장 동력의 DNA는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융합으로 만들어 질 것이다. 이제 세계인문학포럼 개최도시의 경험을 살려 과학과 인문학을 접목시켜 국가발전을 선도하는 도시로 발전해야 한다.

인문학과 과학기술을 융합한 재난·안전 정책개발과 기술적인 연구를 한다고 한다. 세계인문학포럼을 개최한 도시답게 지역의 연구주체들이 나서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과학과 인문학을 접목하려는 이러한 움직임들이 대전시를 중심으로 전국으로 번져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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