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5000원 하던 사과
‘합격 사과’ 포장 8000~9500원
‘합격 감’은 4개에 1만 7000원
지나친 상술에 소비자 눈살

수능 600x.jpg
▲ 사진='수능 합격' 사과. ⓒ연합뉴스
유통업계들의 도를 뛰어넘는 ‘수능’ 마케팅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4일 앞으로 다가온 수능을 앞두고 수험생을 격려하는 차원을 넘어 기존 상품에 ‘수능’만 갖다 붙여 매출상승을 노리는 등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본보 조사에 따르면 지역의 백화점 및 대형마트의 기획코너마다 수능을 앞세운 판매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역소재 A대형마트의 과일 코너에서는 수능 기획상품인 ‘수능 합격 사과’를 개당 8000원~9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수능 기획전을 실시하기 전 사과 가격은 개당 4000원~5000원 가량이었으나 '합격'이라는 글자만 추가해 비슷한 크기의 사과를 많게는 5배 이상 비싸고 판매했다. ‘합격’이라는 단어를 붙여 지나친 상술을 보이는 것은 비단 사과 뿐만이 아니었다. 수능 ‘감’ 잡았다는 의미의 단감(3개)과 사과(2개) 세트가 1만 4000원, ‘합격 감’은 4개가 1만 7000원에 달했다.

심지어 수험생들이 시험 때 콧물을 흘리면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들어 ‘콧물 전용티슈 만점 세트’라는 수능 상품까지 등장하고 있다. 시원하게 코도 풀고 문제도 술술 풀라는 의미에서 기획됐다지만 도를 넘어선 마케팅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밖에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현 시점을 겨냥한 숙면 베개, 발가락 베개, 정신적인 안정감을 준다는 핸드메이드 인형,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네잎크로버 제품까지 온갖 상품을 수능에 관련지어 판매하고 있다.

이 같은 유통업체들의 뻔한 상술이 도를 넘어서자 이제는 신선하고 재밌다는 의견보다 지나친 상술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경우 규제를 해야한다는 의견이 더 많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가정주부 황규진(43·대전 중구) 씨는 “과거에는 떡이나 엿 등과 같은 제품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격으로 전혀 예상치 못한 제품에 ‘수능’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소비자들의 충동구매를 노리는 것 같다”며 “정부나 지자체는 이 같은 상술 마케팅 중 도가 지나친 업체에 대해서는 단속 및 판매 관련 가이드라인을 정해야한다”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