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이재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운영위원

자가용과 대중교통을 번갈아 이용해서 출퇴근을 하는 필자는 유독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날에 여러 가지 불편한 체험을 하게 된다.

버스내부가 혼잡해 낀 상태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한 참을 눈동자만 굴리고 있어야 하고, 앉아서 갈 생각은 꿈도 꾸지 못한다.

그 뿐인가? 비오는 날이면 비릿한 냄새를 참아야 하고, 겨울이나 여름에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일은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불편은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 2013년 기준 대전시의 대중교통분담률은 27.4%로 60%인 서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 만큼 승용차분담률이 높다는 의미이다. 높은 승용차 분담률로 대전시민이 지출하는 유류비용은 서울시의 2배에 이른다.

대중교통활성화가 시민의 삶의 질과 연계되어 있는 이유다.

열악한 대중교통환경은 올해 대전시민 6463명을 대상으로 한 ‘대전시민 복지욕구조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지역사회문제로 ‘대중교통 및 주차공간 부족’이 17개 항목 중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다.

특히 최근의 대중교통의 문제는 양적인 문제가 해결되기도 전에 질적인 문제로 전환되고 있다.

올해 대전발전연구원에서 대중교통이용에 따른 27가지의 불편요인에 대한 조사결과,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 ‘차내에서 노약자에게 양보를 해야 한다’였고, 그 다음이 ‘여름에 덥고 겨울에는 추운 정류장’을 들고 있다. 이런 항목은 여지 껏 대중교통정책우선순위에서 고려되지 않았거나 후순위에 있었던 항목들이다.

결국 대중교통의 활성화는 이러한 불편을 개선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또 대중교통 개선책은 장기적인 전략과 단기적인 처방의 이중모드로 시행돼야 한다. 도시철도가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버스교통 역시 매우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따라서 대중교통활성화를 목표로 설정했다면 전략과 정책을 연동, 실천해야 한다.

입으로는 대중교통분담률 40%가 목표라고 주저없이 이야기하면서 정작 대중교통정책은 소극적이고, 승용차를 용인하는 이중적 정책이 계속되는 한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버스정책을 다시 점검하고 전략과 정책과 사업이 연계될 수 있도록 점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용자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체감정책이 필요하다.

버스의 증차를 통해 배차간격을 줄이고, 고령화에 맞춰 저상버스의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또 버스정류장은 친여성, 무장애환경으로 조성해 모든 사람들에게 불편이 없도록 하고, 겨울철 및 여름철 냉난방대책을 강구하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버스와 전철뿐 아니라 자전거 및 보행간 편리한 환승체계를 재검토해 버스이용자의 양적인 증가를 도모해야 한다.

요컨대 대중교통과 승용차간 서비스수준의 괴리를 좁히는 것이 곧 대중교통정책의 요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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