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여행] 조동욱 충북도립대학 교수

2017년부터 문·이과 공동과목으로 입시를 치른다고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 이과생도 문과 수학만 하고 대학을 진학해야 한다면 이 나라의 앞날이 크게 걱정된다. 아무튼 각 나라가 수학의 대중화 및 그 수준을 높이기 위해 안달이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 9월 우리나라에서 세계 수학자 대회가 열렸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미국 스텐포드대학의 여성수학자인 마리앙 미르자카니 교수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노벨수학상에 해당하는 필즈상을 수상 받았다는 것이다. 필즈상 수상자 중 여성 수상자는 이 분이 처음이었다.

그럼 세계 최초의 여성 수학자는 누구였는지 소개한다. 세계 최초의 여성수학자는 히파티아이다. 그녀는 이집트 수학자이며 철학자인 테온의 딸로 370경 알렉산드리아 출생이다. 어린 시절 히파티아의 천재성을 알아 본 아버지가 직접 수학, 천문학, 철학을 가르쳤는데 천재성 뿐 아니라 한 마디로 그 미모가 클레오파트라도 질투할 만한 수준이어서 수많은 남성들이 연모를 품는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평생 수학에 대한 열정으로 결혼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지적 능력이 엄청 뛰어나고 말을 무척 잘했으며 모든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여성으로서 그녀를 따르는 제자들도 참으로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 알렉산드리아는 로마제국에 속해 있었는데 다신교와 그리스도교가 서로 대립해 분쟁이 빈번하게 일어난 시대였다.

히파티아는 주로 수학적·과학적 내용을 기호화하는 것을 좋아했다. 결국 이것이 그리스도교도들에 의해 이단으로 규정받게 됐다. 때문에 412년 키릴로스가 알렉산드리아의 수장이 된 후 키릴로스를 따르는 그리스도교도들에 의해 마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 그녀는 알몸으로 벗겨진 채 살을 굴 껍질 벗겨내듯 소위 능지처참해 아주 처참하게 살해된다. 그런데 히파티아를 죽음으로 몰고 간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아마 이단이라는 요인보다는 키릴로스의 히파티아에 대한 질투심, 그리고 여성이라는 이유가 결정적 살해 동기 아닐까 생각된다. 예나 지금이나 시기, 질투가 모든 사단의 근본 동기임을 보며 수학 분야에서 여성이 성공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돌이켜 보게 되는 것이 바로 히파티아의 삶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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