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대전거주 외국유학생 100명 7500만원 장학금 지원
지역 학생 10만여명 지원금은 총 1억 3500만원 규모에 불과...시민들 “특별우대” 형평성 지적

대전시가 지역인재에 대한 지원에는 인색한 채 외국인 유학생을 특별 우대하면서 형평성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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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을 포함해 해외에 있는 지역출신 학생들에 대한 지원이 미미한 상황에서 최근 외국인 유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장학금제를 신설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행정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내년부터 ‘대전인재육성장학재단’을 통해 ‘대전에 거주하는 외국인 유학생’에게 모두 75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유학하기 좋은 도시 대전’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시책으로, 유학생 100명이 수혜를 입게된다.

본격적인 장학사업의 시행에 앞서 올해 20명의 외국인 유학생에게 모두 15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2014년도 외국인 장학생 선발계획’도 이미 공고했다.

시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을 친(親) 대전 인사로 육성하고, 더 많은 유학생을 유치할 수 있다면 적지않은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취지를 설명했지만 지역 여론은 싸늘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정부를 비롯해 각 자지단체가 모두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에 있는 학생들과 외지에 나가 있는 지역출신 인재들을 지원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것이 시민들의 중론이다.

실제 시가 산하 장학재단을 통해 지역 대학생들에게 지원하는 장학금 사업 총액은 1억 3500만원 규모에 불과하다. 지역 소재 대학의 재학생 인원은 10만 9000명인 반면 향후 7500만원의 시민혈세를 통해 지원받게 될 대전지역 유학생이 지난달 기준 5500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인재에 대한 지원이 터무니없이 적다’는 여론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581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보유한 충남대의 경우 올해에만 5억 7000만원을 유학생 장학금으로 지급하는 등 학교차원의 유학생 지원이 크고, ‘상대적으로’ 부유한 외국인 유학생이 다수란 점도 시의 이번 결정에 부정적인 이유다.

관련 전문가들은 “외국인 유학생이 지역경제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책도 선후관계가 있고, 정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부산시를 제외하면 자치단체 차원에서 외국인 유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사례가 전무한 것도 주의깊게 봐야할 대목”이라고 조언했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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