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럼] 김규완 안전보건공단 충남지사 직업건강팀장

무더웠던 여름의 열기가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꽤 쌀쌀해진 날씨가 반갑다. 그러나 근로자의 직업건강 확보를 업으로 하는 필자의 마음 한편은 무거워진다. 이는 가을이 주는 풍성한 수확의 기쁨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보다는 뇌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이 점증되는 환절기를 맞아 근로자의 건강유지 증진에 관한 책임감이 앞서기 때문일 것이다.

뇌·심혈관질환은 뇌혈관질환(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생기는 질환)과 심혈관질환(심장질환과 혈관질환)을 합해 부르는 말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암(28.9%) 다음으로 높은 비율(22.4%)을 차지하고 있다. 두 질병이 발생하는 부위는 다르지만 질병의 원인·위험요인이 거의 같으므로 이에 대한 예방대책도 유사하다. 일터에서 뇌심혈관질환을 예방하려면 조직차원의 활동이 필요하다.

첫째, 고위험군을 파악하는 것이다. 뇌·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은 고혈압과 당뇨병 및 고지혈증 등의 질환을 보유하거나 흡연, 비만, 운동부족 등의 생활습관을 가진 근로자, 과로 및 스트레스가 심한 직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등을 말한다.

둘째, 업무관련 위험요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일터 내에서 화학물질, 소음과 같은 위험요인과 보호구 등을 착용해 위험요인 노출시간을 줄여야 한다. 휴식시간 안배 및 외부의 신선한 공기 공급, 금연, 고혈압 관리, 심리상담 등 근로자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셋째, 건강검진결과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다. 고위험군 근로자 집중관리를 통해 증상이 있으면 악화되기 전에 빨리 치료하는 것이 치료기간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근로자도 꾸준한 운동, 금연, 절주, 긍정적인 사고와 행동, 자신의 상황에 맞는 취미생활을 갖는 등 개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식습관 개선을 통해 건강한 몸을 만들고 유지하는 일도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 사업장에서 뇌·심혈관질환자가 증가하고 옥외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가 심근경색 등의 심장질환으로 인해 사망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에서는 '뇌·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산업현장 근로자의 평균 연령이 증가하면서 뇌심혈관질환 예방의 중요성을 날로 증가하고 있다. 사업주와 근로자 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소중한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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