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태양 인터뷰
AG서 몸관리 등 조언 들어, 당분간 공격적 피칭 펼칠것, 기록중엔 최다이닝 욕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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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는 올 시즌에도 꼴찌로 주저앉았지만 나름의 수확은 있었다. 그중 올 시즌 최고의 히트상품은 이태양(24)이다. 그는 올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4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7승 10패 평균자책점 5.29를 남겼다.

이태양을 만난 것은 지난 15일이었다. 대전 한밭구장 내 홍보관에 들어선 이태양은 한마디로 ‘잘생긴 청년’이었다.

이야기는 인천아시안게임부터 시작됐다. 아시안게임을 통해 무엇을 얻었느냐는 질문에 이태양은 “훌륭한 동료·선배들과 함께 생활하고 경기를 한 것 자체가 특별했다”며 “시즌 중 몸 관리나 경기 준비 방법 등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태양은 올 시즌 급성장했다는 평에는 생각을 달리했다. 그는 “2010년 입단 후 퓨처스에서 몸을 만든 결과가 올해 나온 것 같다”며 “나름대로 내실을 다지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고 밝혔다.

이태양의 주무기는 직구다. 실제로 그가 올 시즌 마지막 두 경기인 지난 13일 삼성전과 7일 롯데전에서 던진 166개의 공 중에서 직구는 104개였으며, 슬라이더 36개·체인지업 19개·커브 7개의 순이었다. 이에 대한 그의 설명은 간결했다.

그는 “나는 아직 힘쓸 나이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승부해야 한다”며 “직구에 의존해 많이 맞을 수도 있겠지만 맞아야 배우는 것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이어 “정민철 코치나 조인성 선배도 늘 피하지 말라고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이태양은 가장 까다로운 팀으로 넥센을 꼽았다. 그는 올 시즌 넥센전에 4차례 등판해 15.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2.64로 3패만을 기록했다. 반면 KIA전에는 2경기 14.1이닝 동안 자책점 1점도 허용하지 않았으며, LG에도 강세를 보였다.

그는 올 시즌 좋은 흐름을 이어가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된 후 부진에 빠지기도 했다. 부진 탈출 비법을 묻자 “시즌 페이스가 오르락내리락 했다”고 “기복을 줄이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이어 “1군 선발투수로 뛰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비운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이태양은 ‘불운한 투수’로 평가받는다.?퀄리티스타트나 이닝보다 승수가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태양은 손사래를 쳤다. “불운이라는 말 자체가 실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 성적은 나의 책임이지 불운이나 누구 탓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너무 딱딱해지는 것 같아 분위기 전환용 질문을 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배우 조인성과의 인증샷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태양은 “단지 사진이 잘 나온 것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또 여자친구에 대해 묻자 “아직 없다”며 “첫눈에 반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딱히 이상형도 없다”고 답했다.

이태양은 경기나 훈련이 없을 때는 주로 둔산동에 가 친구들과 쇼핑을 하거나 수다를 떤다고 한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거의 못 알아봤는데 요즘에는 많이 알아본다. 이런 게 인기인가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

정민철 코치를 롤모델로 삼고 있는 이태양은 “한화 선발 자리를 지키는 게 최우선 목표”라며 “기록 중에는 최다이닝에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인생의 꿈이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나중에 책임을 다한 투수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태양은 한화 팬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고맙다는 말부터 했다. 경기 후 기다리는 팬들에게 사인도 다 해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싶지만 시간에 쫓겨 그러지 못할 때가 있다고 아쉬워 했다. 그는 “마지막 홈경기 때 잘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태양에게 야구는 말 그대로 전부였다. 그는 야구를 안 했다면 무엇을 하고 있었을 것 같으냐고 묻자 “그런 생각은 해본 적도 없고 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 그의 성장을 더 기대하게 하는 기분 좋은 단언이었다. 아마 내년에도 태양은 뜰 것이다.

노진호 기자 windlak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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