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럼]
조소행 농협중앙회 홍성군지부장

우리는 매일 식탁에 오르는 음식이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고, 어떤 경로를 거쳐, 어떤 방법으로 이동해 온 것인지 잘 모르고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칠레산 포도는 약 2만㎞, 미국 켈리포니아산 오렌지는 약 9000㎞를 달려 소비자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이렇게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과일을 보관하고, 신선도 유지를 위한 조치가 과연 우리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개방화로 인해 농산물의 해외의존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 해소를 위한 로컬푸드(Local Food)운동이 활성화 되고 있다.

‘로컬푸드 운동’이란 지역에서 생산된 먹을거리(국가기준마다 다르지만 흔히 반경 50km 이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말함)를 그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운동으로 생산자(농업인)와 소비자 사이의 이동거리를 최대한 줄임으로써 먹을거리의 신선도와 안정성을 확보하고, 중간 유통마진이 줄여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함은, 물론 운송거리가 짧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지구 온난화 방지에도 기여를 한다.

미국이나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일본 등의 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로컬푸드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슬로푸드(Slow Food), 네덜란드의 그린 케어 팜(Green Care Farm), 미국의 100마일 다이어트운동,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의 경우는 2008년 전북의 완주군이 로컬푸드 운동을 정책적으로 도입했으며 생산자·소비자·지자체가 협업해 상생하는 로컬푸드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곳으로 국내는 물론, 아시아 여러 나라의 벤치마킹이 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충남 홍성에서도 홍동농협에서 이미 로컬푸드 매장을 운영 중에 있으며 홍성농협 등에서도 매장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등 점차 활성화 되고 있다.

최근 정부, 지자체, 민간의 협력으로 로컬푸드 상설 판매장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농협의 하나로 클럽과 하나로 마트 내에 로컬푸드 매장을 별도로 확보하여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한국형 로컬푸드 운동이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소량다품목의 농산물을 연중 기획 생산 할 수 있는 능력과 농업인의 조직화가 필요하며 도시지역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점차 확대하고 생산농가와 소비자간 직거래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자유무역협정(FTA)로 가득이나 어려운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어 우리농업과 농업인을 보호하고 국민에게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데 로컬푸드 운동이 새로운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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