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컴백 공연 ‘크리스말로윈’ 2만 5000명 찾아… 능숙하게 관객 리드·1시간30분동안 19곡 선봬

18일 오후 7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는 서태지의 컴백 공연 '크리스말로윈'이 열렸다.

컴백을 기다려온 팬들은 예정된 공연 시간 한참 전부터 공연장 앞에서 길게 줄을 이뤘다. 핼러윈 콘셉트 공연답게 특이한 의상을 갖춰 입거나 괴기스럽게 분장한 관객의 모습도 보였다.

아이돌 그룹 공연과 달리 관객들이 20대 후반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보인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날 공연장에서는 입장권 소지자에 한해 20일 정식 발매되는 앨범을 1만 5000장 사전 판매했다. 그 때문에 남보다 먼저 앨범을 구매하려는 팬들이 공연 전부터 매대에 길게 줄서기도 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공연 관객은 2만 5000명에 달했다. 공연이 예고된 오후 7시가 되자 관객들은 '서태지' 이름을 연호했다. 이윽고 잔잔한 피아노 반주의 '모아이' 전주에 맞춰 검정과 흰색 의상을 입은 서태지가 무대 뒤편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팬들은 커다란 환호로 그를 맞았고, 첫 곡 '모아이'부터 관객의 '떼창'(합창)이 터져나왔다. 이어 아이유가 무대에 등장한 '소격동'과 새 앨범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의 무대가 펼쳐지면서 분위기는 점차 고조됐다.

'소격동' 무대에서는 왼편 상단의 구조물에서 아이유가, 오른쪽에서는 서태지가 등장해 거리를 두고 노래를 주고받다가 무대 중앙으로 내려와 함께 마주보며 노래를 불렀다. 둘의 노래에 영상과 조명이 더해져 몽환적인 느낌을 선사했다.

'버뮤다 트라이앵글'까지 부른 그는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잠시 숨을 몰아쉬더니 "보고싶었다. 너무 오랜만이다. 5년 만에 제가 여러분 앞에 섰다. 많이 기다렸다. 한자리에 모인 여러분 보니까 좋다. 너무 좋다"라며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팬에게 첫 인사를 전했다.

이날 1시간30분 동안 열 아홉곡을 부르면서 그는 쉬지 않고 80m에 달하는 대형 무대 끝에서 끝을 방방 뛰어다녔다. 무대 말미에는 목이 완전히 쉴 정도로 샤우팅도 망설이지 않았다.

화려한 디자인의 무대와 조명도 때로는 강렬한, 때로는 몽환적인 사운드와 어우러지며 동화같은 느낌을 도드라지게 했다. 서태지는 다양한 코멘트로 노래 사이마다 능숙하게 관객을 리드했다.

5년 만의 컴백 공연에서 서태지가 앙코르곡으로 택한 노래는 바로 '테이크 파이브'였다. 이 노래는 "내겐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해"라는 가사로 시작한다.

이날 서태지에게 '좋은 사람'은 누구보다 바로 객석에서 환호한, 20여 년간 변함없이 자신을 사랑한 팬들이 아니었을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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