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춘추]
성열순 대전선암초 교장

"아름다운 장미꽃을 보려면 처음부터 장미를 심어선 안된답니다. 찔레를 먼저 심어 어느 정도 자라면 찔레 줄기에 장미 눈을 접붙여서 키워야 아름다운 장미를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이유인즉, 처음부터 장미를 심으면 약하고 까다로워서 잘 안 자라는데다 꽃이 잘 안 피고 꽃이 작고 색이 연한데다 늦게 피고…. 반면에 찔레는 튼튼한 뿌리를 가지고 있어 꽃이 빨리 피고 많이 피는데 열매까지 있어 오랫동안 감상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뿌리가 튼튼하고 꽃이 빨리 피고 많이 피는 찔레에 장미 눈을 접 붙이면 찔레의 장점에 장미의 장점이 합해져서 아름다운 장미를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며칠전 TV를 통해 보고 들은 김성민 강사의 '장미와 찔레' 이야기를 들으며 순간 머리를 스쳐가는 생각이 있었다. '장미와 찔레' 이야기를 인성교육에 접목해 보자라는 생각이었다. 찔레를 먼저 심고 나중에 장미 눈을 접붙인다고 해서 순서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서로 장점을 더해서 협력한다는 면도 중요한 것이다.

교사에게 대드는 아이들, 예의가 사라진 교실 풍경, 청소년들 대화 속의 욕설, 길을 가다 목격하게 되는 흡연 청소년이나 싸움장면을 보고도 보복이 두려워 관여할 수 없는 현실, 또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왕따를 비롯한 폭력들, 지나치게 이기적인 아이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학교 현장에서는 다양한 노력과 프로그램들로 접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왕따를 비롯한 학교폭력이 눈에 띠게 줄진 않았고 심각한 상황들이 해소되지 않았다.

왜 일까? 학교만의 인성교육은 장미를 그대로 심은 거와 같다. 뿌리가 약한 것이다. 가정에서 생활 속에서의 기본적인 인성교육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가정에서 '나'만 가르쳐서 이기심을 키우지 말고 '우리'를 가르쳐야 한다. 그 위에 학교의 '내가 네가 돼보고 협력하고 배려하는 인성교육'을 가정에서 지지해 줄 때 우리 아이들은 많은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기쁨을 누리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장미와 찔레처럼 가정의 인성교육에 학교의 인성교육의 눈을 접붙여 아름다운 장미처럼 따뜻한 인성을 가진 행복하고 건강한 21세기 시민을 만들어내야 한다. 인성은 21세기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이 시대의 인성교육은 경쟁논리가 아닌 협력과 배려와 관계의 논리로 이루어져야 한다.

필자는 믿는다. 우리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됐던 학부모들의 열정적인 교육열이 이제는 우리 아이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든든한 파트너로 자리해 주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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