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럼]
장종태 대전 서구청장

“잔치는 끝났다”는 어느 시인의 시제가 취임 100일을 맞는 나의 소회를 잘 표현해 준다. 선거 이후 취임하면서부터 ‘떠밀려 다녔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바삐 보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취임 100일이 됐다. 이제 잔치는 끝났고, 준비한 밑그림에 채색 할 일만 남았다. 사실 날짜로서의 100일은 특별할 것도 없다. 그러나 짧다면 짧고 길 다면 긴 그 기간 동안 마냥 잔치만 벌인 것은 아니다. 그동안 민선 6기 구정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에 대한 목표와 방향, 구체적인 실행방법을 마련했다.

우선 대전 서구의 행정지표로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 함께 행복한 서구’를 정했다. 취임 전 공모를 통해 선정한 이 구정 구호에는 ‘사람’과 ‘행복’이라는 키워드가 담겨 있어 마음에 들었다. 이는 “구민들의 행복을 위해 혼신을 다 하겠다”는 출마 전 다짐이기도 하다. 이를 토대로 사람을 우선하는 행정, 깨끗하고 투명한 행정, 구민과 함께하는 행정, 미래를 준비하는 행정 등 4가지 구정 운영 방향을 정했다.

공약은 이 틀 속에서 100일이란 기간 동안 만들어졌다. 6대 분야 67개 공약사업의 주요 내용은 서구 균형발전 프로젝트 위원회 구성, 구민참여 행정시스템 도입, 주민자치위원회 준(準)자치권 부여, 업무추진비 공개 등이다. 수치상으로는 다소 많아 보일 수도 있지만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것도 적지 않아 공약 이행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전국 도시 쇠퇴 현황에 따르면 우리 서구는 이미 쇠퇴 진행지역으로 분류됐다. 서구는 그동안 둔산 신도시 개발효과 덕을 톡톡히 보면서 20년 이상 발전해 왔지만 지금은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고, 덩달아 사업체 수도 감소하고 있어 활력을 불어다 줄 수 있는 원동력을 시급히 발굴해야 할 때다.

서구를 4개의 생활권역으로 나눠 둔산권은 아파트 노후화문제, 도안 신도심권은 교통 혼잡, 원도심권은 주거환경개선, 미개발지역인 기성권역은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현안으로 삼고 권역별 맞춤형 발전전략을 추진한다면 생기 넘치는 도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 중 ‘서구 균형발전 프로젝트 위원회’는 서구 분구 문제를 포함해 이러한 서구의 균형 발전을 위한 신 성장 동력을 만들어 도심쇠퇴지역으로 분류된 서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크다.

특히 아파트관리지원센터를 설립해 최근에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아파트 관리와 운영을 투명화하고, 전문가에 의한 공사비 산출, 이웃단지와 공동계약을 추진해 획기적으로 관리비를 절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국 기초단체 최초로 개방형 감사위원회를 신설·운영해 신뢰받는 행정표본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이외에도 구청장으로서 하고 싶은 일도, 할 일도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이라는 점을 잊지 않고 있다. 사람을 중심으로, 사람이 우선인 행정이 가장 가치 있는 공약이라 확신한다.

취임 100일이 되던 날 환경관리요원들과 함께 새벽을 함께 한 일 역시 다시 한 번 그 의미를 가슴 깊이 새기고자 함이며 전국 자치단체 최초로 청내 엘리베이터를 임신부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전용으로 제공한 것도 더 낮은 자세로 50만 구민 여러분과 ‘사람중심도시, 함께 행복한 서구’를 만들자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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