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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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대뇌의 '신피질(新皮質)'을 이용해 친구들을 맺는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가입해 불특정다수와 ‘필요충분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어떤 이의 인맥은 수천명에 달하기도 하고, 연예인의 경우엔 수백만명에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친구의 기준은 1년에 한 번 이상 전화라도 한통 때려야하는 조건을 충족해야한다. 생사도 모르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전화가 걸려오면 백발백중 돈 낼 일이다. 우린, 평범한 ‘보통사람’들이다. 그러니 평균치로 150명쯤만 알아도 된다. 억지로 외연(外延)을 넓히는 건 부조금에 자신 있는 사람이나 가능한 일이다. 마음이 통하는 ‘진짜 친구’가 필요한 세상이다.
▶술만 한잔 들어가면 넉살좋게 형님, 아우로 금방 절친이 되는 사람이 있다. ‘간’이라도 빼줄 듯 오지랖 넓게 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진짜 ‘간’을 빼주던가? 아니면 그냥 ‘간’만 보다가 사라지던가. 정작 중요한 건 '몇 명을 아느냐’가 아니라 ‘누구를 아느냐’이다. 또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당신을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당신을 인정하느냐가 중요하다. 여기서 키포인트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당신에게 아첨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뒤에서 당신을 칭찬하느냐인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라. 당신이 잘나갈 때 따르던가, 아니면 당신이 곤경에 처했을 때 다가오던가.
▶인맥은 계륵(鷄肋)이다. 그다지 가치는 없으나 버리기는 아깝다. 내 스마트폰에 저장돼있는 전화번호 710개…. 사라져간 인맥이 1000명에 달하고 만나야할 인맥이 1000명에 달할 것이며 사라져갈 인맥 또한 1000명에 달할 것이다. 오늘 당신은 몇 사람을 만났는가? 깊고 짙은 키스의 여운처럼, 당신의 가슴을 적실 인연은 사실 몇 명 되지 않는다. 그저 주변엔 일상 같은 그림자들이 무미건조하게 당신을 바라보고 있다. 인맥을 쌓기 위해 조바심 내지 마라. 아름다운 꽃에는 나비가 스스로 찾아오는 법이다.
나재필 편집부장 najepil@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