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이일행 대전시관광협회장

‘여행은 걸어 다니는 책’이라는 말이 있다.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들 속에 책과 같은 정보와 지식이 담겨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인생의 또 다른 길잡이이자 풍요로운 삶을 선물하는 ‘여행’을 최근 정부에서도 적극 권장하고 있어 주목해볼 만하다.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관광주간’설정을 비롯해 ‘창조관광’, ‘문화가 있는 날’ 지정, 무비자 입국 허용 확대 등의 사업이 그 예다. 특히 올해부터 시행한 관광주간은 봄(5월 1~11일)과 가을(9월 25일~10월 5일) 각각 열흘 씩 지정됐다. 실제 이 주간에는 정부의 지원 아래 자치단체, 관광업계가 협력해 전국의 주요 관광지에서 숙박·편의시설, 입장료 등이 무료 혹은, 최대 50% 이상 할인된다.

현재 우리는 외국인 관광객 1200만명, 내국인 관광객 8억명(2014년기준)의 시대에 살고 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979만명으로 월 평균 80만명 이상이 방문했다. 특이할 만 한 건 이들 대부분(서울 79.7%, 경기 23.8%)이 서울에 머물렀고 서울 중에서도 명동과 동대문·남대문이 관광지 순위 1·2위였다는 것이다. 이는 외국 관광객들의 방문지가 여전히 수도권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그 목적도 쇼핑에 한정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관광 콘텐츠의 부재가 아쉬운 대목이다.

또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여행 기간 동안 언어소통(52.3%), 안내표지판 부족(21.5%), 교통혼잡(17.6%) 등을 불편한 점으로 들고 있다. 2020년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이라는 목표와 더불어 이들이 만족하는 ‘관광’을 위해서는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일례로 외국인 관광객 중 한류 문화와 쇼핑에 매료된 여성들이 절반이 넘는데, 이들은 주로 대중교통과 도보로 이동하고 지도, 안내책자,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여행 정보를 얻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개별여행 추세에 따른 안내판 보완, 관광객 전용 대중교통 서비스, 다국어가 지원되는 관광 어플리케이션과 콘텐츠 개발 등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관광주간이 이 같은 요구를 현실적으로 반영하는 터닝 포인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전시도 올 가을 관광주간을 맞아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과학도시 대전의 특성을 살린 ‘대전으로 떠나는 과학여행’외 5개 추천코스를 개발해 관광 상품으로 운영하고, 67개 할인업소에 대한 쿠폰북 3000부를 발행해 배포했다. 이밖에도 이 기간 동안 대전시립교향악단 공연 외에도 28개 프로그램을 대전의 곳곳에서 진행하고, 타 시·도 지하철 광고 등 홍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앞서 △대전역 친절 환대서비스 캠페인 △뿌리공원, 대청호 오백리길, 갑천 유원시설, 오월드 등 대전 관광명소 시설안전점검 △관광종사자 친절환대 서비스 교육 △67개 할인업소 모니터링 등을 실시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등 대형사고로 인해 가족의 소중함을 더욱 일깨우게 되는 요즘이다. 가족들과 함께 하는 가을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관광주간을 적극 활용해 보자. 더욱 풍성한 경험과 혜택들이 가족들을 반겨줄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반나절이면 다녀갈 수 있는 편리한 교통은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매력적인 요소라는 점도 떠올려 보자. 조금만 서둘러 출발하면 하루 코스로도 알찬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 여행이 주는 기쁨은 아마도 책 한권이 주는 지혜, 그 이상일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