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정 정 순
충북도 행정부지사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우리 곁에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하고 있다. 예로부터 가을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독서의 계절이라 할 만큼 풍요롭고 여유로운 계절이며, 여행을 다니기에도 참 좋은 계절이다.

봄, 여름, 겨울 등 각 계절별로 나름의 특징이 있겠지만 더위와 추위에 고생하며 힘들게 다니기 보다는 넉넉한 마음으로 가까이 또는 멀리 여행을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려웠던 시절,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이 미덕이었던 성장기 시대에는 일해야 되는 좋은 계절에 놀러 다닌다고 하면 좀 이상하게 보던 때가 있었다. 오죽하면 초등학교 교과서에 ‘개미와 배짱이’라는 이야기가 실려 있을 정도였겠는가.

요즘 우리의 생활이 좀 더 윤택해지고 여유로워짐에 따라 특히,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일하는 것 만큼 어떻게 휴식을 취하고 재충전을 할까 하는 등 여가생활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여행의 패턴도 많이 다양화되고 있다. 외국여행은 기본이고 패키지, 개별여행, 캠핑카 등 그 형태도 다양하다. 또한 시기별로도 전에는 일에 파묻혀 여름 휴가철 때만 잠시 짬을 내어 휴가를 다녀왔지만 이제는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든 마음 내킬 때 아무 때나 떠나고 있으니 말이다.

여름철 계곡이나 바닷가에서만 볼 수 있었던 텐트도 이제는 계절에 관계없이 우리 곁에서 쉽게 볼 수 있고 많은 가족들이 캠핑문화를 즐기고 있다.

여행이란 측면에서 충북은 바다가 없는 내륙지역이기 때문에 계절적으로 가을에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지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각 지역별 축제와 체험시설 등이 많이 마련돼 있고 풍부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있으며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과 호수가 어우러진 경치는 바다와는 또 다른 풍경을 자아내며 우리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정부는 내수 소비의 확대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하계휴가에 집중된 국내 관광수요를 분산해 국민의 관광여건을 개선하고자 올해부터 관광주간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봄 관광주간을 선포하고 경기 활성화를 추진하려 했으나 뜻하지 않은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인해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가 가라앉아 그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세월호 사건의 여파로 아직도 지역경제가 특히, 관광업계가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 많이 들려오고 있다.

그런 면에서 정부는 지난번 어려웠던 상황을 만회하려는 듯 이번 관광주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충북도도 가을 관광주간을 맞이해 시·군, 관광단체, 사업체 등과 합동으로 지역협의회를 구성해 다양한 여행 수요층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맞춤형 여행코스 10개를 추천하고 각 시·군의 축제, 이벤트를 포함한 특별 프로그램, 방문 여행지의 숙박, 음식점 등의 할인행사 등과 연계해 많은 외래 관광객들이 관광주간 운영기간 동안 충북을 찾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특히, 지난 5월 1일 개통한 영동~단양간 운행되는 충북종단열차를 이용한 ‘충북종단열차와 함께, 그땐 그랬지!’ 코스에서는 관광주간 중 열차 내에서 공연(통기타)과 퀴즈 경품, 먹거리 제공과 주요역에서의 포토존 인증샷 이벤트 등 특별프로그램을 마련해 가을 기차여행의 추억을 선사함으로써 인근 대도시의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또 ‘천주교 신앙의 근원지 성지순례’ 코스는 지난 8월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음성 꽃동네 방문을 계기로 천주교 성지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도내 천주교 성지를 연계한 특별 여행코스 및 이벤트도 준비했다.

올 가을! 지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가족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또는 내 소중한 단짝과 함께 즐거운 여행을 떠나 보는게 어떨까 ? 모든 시름 놓아버리고 깊어가는 가을낭만에 흠뻑 취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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