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춘추]이은옥 대전동서초등학교 교장

아침 독서활동 시간이 다가오자 학생들은 각자 하던 일들을 마무리 하느라 바빠졌다. 오늘도 한 학급이 운동장에 나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한 학생이 갑자기 한 손을 번쩍 들고 하이파이브를 하자며 달려온다. 어제 엄마가 여동생을 낳았단다.

"우와! 축하한다, 축하해!" 우리는 함께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옆에서 보고 있던 한 학생이 바짝 다가오더니 "교장선생님, 저도 축하해 주세요."한다.

"아, 무슨 좋은 일이 있구나?" 하고 물으니 "멋진 우리 교장선생님을 만났잖아요. 이렇게 가깝게" 한다. 학생들을 인솔하던 담임선생님은 이런 예상치 못한 상황에 깜짝 놀라고 있다.

필자도 순간 웃음이 나왔지만 "아, 그렇구나! 이름이 뭐지? 경철(가명)이가 더 멋져요!."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더니 만족한 표정을 짓는다. 지난 3월, 우리 동서초 학생들과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교장선생님, 아니 멋진 우리 교장선생님! 우리 학생은 필자를 이렇게 불러 주었다. 교장으로 부임하기 전 여러 학교와 기관을 거친 교직 생활을 하면서 많은 학교를 방문 했었다.

같은 학교인데도 학교장이 바뀌자 1년 사이에 몰라보게 변화된 학교를 종종 불 수 있었다. 침체됐던 학교 분위기는 활기가 넘쳐 났으며, 수업현장에서도 생기가 넘쳐났다.

학교장의 리더십과 경영의지에 따라 학교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럴 때만다 '무능한 교장이 있는 훌륭한 학교를 본 일이 없고, 훌륭한 교장이 있는 침체된 학교를 본 일이 없다'는 말을 실감하곤 했다.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정작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는 단원들로 해금 얼마나 연주를 잘 하게 하느냐에 따라 능력의 평가를 받는다.

멋진 교장은 어떤 교장일까?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한 인격체로 존중하는 사랑의 교육으로 학생중심의 학교경영을 하는 교장, 학생들 속에 잠자고 있는 가능성을 깨워서 꽃을 피울수 있도록 도와주는 즉,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는 교장, 교육의 주체인 교사들의 능력과 의욕을 최대한 끌어올려 진가를 발휘하게 하는 교장, 학부모님들이 진정한 교육동반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소통하고 배려하며, 칭찬과 격려로 교직원의 인화를 주도하는 교장일 것이다.

시대에 따라 교육 패러다임이 바뀌고, 교육 방법도 변한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교육의 본질이다.

학생중심 학교경영으로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는 교장이 돼. 우리 학생이 불러 준 이름에 걸맞은 '멋진 우리 교장선생님'이 돼야겠다.

동서교육 성공시대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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